전통문화가 꿈틀거리는 생동감있는 광양이길
전통문화가 꿈틀거리는 생동감있는 광양이길
  • 광양뉴스
  • 승인 2009.02.25 19:12
  • 호수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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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영재 한려대학교 관광학과 교수
광양은 1980년 이후 천지개벽과도 같은 변화의 흐름 속에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이전까지 광양은 외할머니댁을 생각하면 문득 머리 속을 스쳐가는 평화롭고 따뜻한 시골 모습 그대로 였으라.
어린시절, 깊고 깊은 산중에서 귀하디 귀한 고로수(고로쇠약수)를 얻어 오셨다며 먹어 보라 하셨던 할머니가 들려 준 그런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게 변해 있지 않은가.

그렇다. 지금 광양에서는 7·80년대 따뜻한 햇빛을 지닌 시골의 풍경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이러함이 비단 광양만의 모습이랴. 문명의 이기(利器) 속에서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없음은 그 어느 곳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유달리 광양은 상전벽해라 할 만큼 빠르게 변한 것이 아닌가. 그러한 시간 속에서 어느 덫 우리는 옛부터 지녀왔던 우리의 모습과 따뜻한 문화양식들을 하나 둘 씩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시간의 흐름 속에 어쩌면 혼돈의 시간 속에서 따뜻함과 깊은 정이 스며있는 우리의 전통을 스스로 베어내 버린 것은 아닐까. 그리고는 그 위에 군림하듯 현대적인 문명의 이기에 푹 빠져 회귀할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면서도 기쁨의 탄성을 내고 있는 것은 혹시 아닐까. 그렇다. 뒤 돌아 볼 일이다.

전통과 전통이 아님, 쉽게 구분하기 어려움도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전통이 아님에 대하여 잘 있수 있음도 분명할 듯 하다. 우리가 전통, 전통문화, 광양다움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옛 모습으로 회귀하여야 하고 그렇게 하자는 것만은 결코 아니다. 인류 문명은 늘 변해 왔다.

그것도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에 충실하게  변해 왔다. 늘 변화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 그 자체에 대하여 탓하거나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으니 그 이전으로 회귀하자는 것도 결코 아님을 우리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흐르는 물을 거꾸러 올라 본능에 충실하는 연어와 같은 충직함을 바라는 것도 결코 아니다.

다만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본성을 송두리째 잊어버리는 과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아닐까. 우리의 전통과 고유한 문화를 잃어 버림에 대하여 그 누구를 탓하고 그것을 가리고자함도 아니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짚어지고 풀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광양의 전통문화를 새롭게 일궈내려는 노력들이 여기 여기 있음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통을 가꾸고 일궈내는 것은 만만치 않다. 산란을 위해 끊임없이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의 몸부림처럼 숱한 노력과 끊임없는 자기성찰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때야 비로소 전통과 현재가 함께 살아 숨쉬는 생동감있는 광양이 되지 않을까.

산업화의 과정에서 우리는 문화의 소중함과 그 가치에 대하여 문득 망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을까. 문화는 생명체와 같아서 잠시 소홀히 하거나 방치하면 금방 생명력을 잃고 마는 그러한 것이다.
생명력있는 문화를 만들고 가꾸는 것은 과거를 살았던 우리 선인들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몫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