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은 살려야 합니다
섬진강은 살려야 합니다
  • 광양뉴스
  • 승인 2009.02.25 19:15
  • 호수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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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현 광양시 어민회 회장
섬진강은 조용하고 근엄하게 우리의 삶을 지탱하며 흐르고 있었습니다. 맑고 푸르른 섬진강이 이제는 바다가 되어 버렸고 기수지역이 사라지면서 산란장이었던 광양만 또한 죽음의 바다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주변 농민은 염해피해로, 어민들은 어획량 감소로 힘든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섬진강을 살린다든가 광양만을 살려야한다는 목소리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정비사업과 맞물려서 섬진강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개발이냐 복원이냐 하는 문제로 한정하기에는 섬진강의 문제는 너무도 심각합니다.
현재 섬진강이 처한 상황이나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고 근본적인 문제점이 인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의 논리, 복원의 논리에 편승해서 정작 자연의 위대함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입니다.

섬진강하구로 내려오는 민물은 거의 없는 상태이고 왜 물이 내려오지 않는지, 섬진강 물줄기가 섬진강이 아닌 다른 강으로 흐르고 있지는 않는지 되짚어 보아야 합니다. 우선 무엇이 선행 되어야 하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작년에 자연의 재앙인 적조를 강에서는 세계 최초로 섬진강에서 직접 경험하고 큰 충격에 휩싸여 주암댐에 저수된 물의 방류라는 일시적 조치로 땜질처방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땜질식 처방을 올해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지방 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해당부처 그리고 학회 농, 어민 대표가 토론과 워크샵 등을 통해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천년후의 미래는 아니더라도 백년후의 삶을 유추해 보면 섬진강을 살려야 한다는 당위성이 모든 지역민과 대한민국 국민의 뜻이라는 것은 명백해질 것입니다.

섬진강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근본적으로 일정한 유하량의 확보와 생태유지유량의 방류 그리고 하류지역의 무분별한 개발의 중단과 복원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개발의 논리와 경제의 논리만을 내세우는 사람들의 속내는 결국 일시적인 기업이윤의 극대화와 개인적인 욕심을 우선시하는 논리일 것입니다.
2012년 여수 엑스포를 개최함에 있어서도 구호로만 깨끗한 바다를 외친다고 해서 바다가 깨끗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둡니다. 광양만을 찾을 천만 내외국인 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섬진강 하구가 살아나지 않고서는 광양만이 살아날 수 없고 여수 앞바다가 살아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섬진강과 광양만, 여수 앞바다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는 한 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의 보고인 섬진강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혹시 문제점들을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되고 부끄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이라도 두 번 다시 이런 뼈아픈 반성을 하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과 사랑으로 섬진강에 대해 고민하고 섬진강을 살려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합니다. 섬진강을 살려 내야할 책임은 특정 단체나 기업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섬진강을 살려내야 할 책임이 섬진강을 생업의 터전으로 삼아 삶을 영위하는 우리들에게 있기에 5대강 정비 사업이 아니라 섬진강 생태 복원 사업에 초점이 맞추어 져야 하는 것입니다.

또 다시 마구 파헤치고 훼손을 한다면 우리는 지금의 현실보다 더 심각한 현실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섬진강 하구에 그 많던 갈대(김 양식 때 썹 이라고 칭함)가 사라진 이유를 모두가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봅니다. 우리들뿐 아니라 생명과 생태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모두가 섬진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노력하면 섬진강을 현명하게 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