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를 위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것
소비자를 위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것
  • 박주식
  • 승인 2009.03.11 20:14
  • 호수 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강한 먹거리로 미래를 열어가는 무지개 작목반

청정백운산 자락에서 깨끗한 섬진강을 안고 친환경을 일구고 있는 다압면 고사리의 무지개작목반은 35명의 회원이 배와 매실, 밤을 무 농약으로 재배해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면서 지속가능한 농업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 친환경 무지개작목반
2004년 결성된 작목반은 다음해 6명의 회원이 배 재배에 대해 저농약 인증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친환경농업을 시작했다.
이후 친환경농업의 지속적인 확대에 나선 무지개작목반은 2007년 작목반원을 35명으로 늘려 7농가(27ha)가 배와 매실, 밤 재배 무농약 인증을 획득하고 나머지는 저농약(130ha) 인증을 받아 ‘물조은’이란 자체상표로 친환경 농업을 일구고 있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반원들의 흙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해져 매년 5월이면 다압의 향기를 담아 생산되는 ‘물조은 매실’은 전국 여러 매장에서 소비자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육질이 연하고 당도가 높은 ‘물조은 배’와 우리나라 밤의 원조인 백운산 알밤 또한 다양한 판매처를 통해 소비자 만족에 일조를 하고 있다.
이처럼 안전한 농산물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수입농산물과의 경쟁을 이겨내는 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친환경농법은 김진환 전 무지개작목반장의 남다른 노력의 결과다.
객지에서 생활하다 지난 86년에 다압면 고사리에 터를 잡은 김진환 반장은 평소 모든 질병은 먹거리에서 온다는 생각에 우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 소비자들에 공급키 위해 2005년 작목반을 결성하고 친환경 인증 재배에 나섰다. 

처음 친환경 재배를 시작할 땐 주변에선 많은 염려와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김 반장은 소비자를 위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 믿음 속에 꾸준히 친환경인증단계 향상에 나섰다. 결국 지난해엔 무농약 인증을 받아 소비자들로부터 일반농산물에 비해 높은 가격과 소비를 인정을 받음으로써 주변의 염려를 불식하고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김 반장의 친환경 농업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2007년 무농약을 처음 시도해 완전 박살이 났습니다. 5950㎡ 배 밭을 무농약으로 재배해 상품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김 반장은 “하지만 지난해엔 상품율 70%를 달성해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처음엔 무농약 자재 준비와 기술부족으로 한차례 위기를 겪었으나 지난해엔 친환경자재판매업체로부터 자재를 얻어 쓰고, ‘해보고 잘되면 주변 농가에 홍보하겠다’며 무농약 시범포로 지정을 받아 무농약 재배 성공을 일궈낸 것이다. 이렇게 무농약으로 재배된 배는 여수와 목포의 학교급식으로 납품했다.
무지개작목반의 자랑은 지력 증대를 위해 EM퇴비 직접생산해서 활용하고 모자라는 퇴비는 농협에서 유기농 퇴비를 구입해 사용한다는 점이다.

미강(쌀겨)과 깻묵, 어분·골분, 활성탄, 콩껍질 일부에 EM미생물을 투입해 외부균이 들어올수 없도록 밀봉상태에서 배합기에서 배합한 후 적산온도 600도가 될 때 까지 발효를 하는 EM퇴비는 완전 숙성되면 맛과 향이 좋을 뿐만 아니라 사람이 먹을 수도 있을 정도다.

김 반장은 “시비를 하고 6개월 정도 지나면 미생물이 크게 확산돼 발이 빠질 정도로 물빠짐과 통기성이 좋아비고 지렁이와 두더지를 쉽게 찾아볼수 있게 된다”며 “이는 결국 작물 성장과 과수 품질향상으로 이어 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EM퇴비는 계속 생산을 확대해야 하지만 미강이 부족해 퇴비생산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이 있다.

김 반장은 “미강만 확보되면 그것처럼 좋은 퇴비가 없다”며 “하루빨리 퇴비화 재료를 충분히 확보해 지력향상과 고품질 작물생산에 기여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상의 상품재배에 노력하고 있는 김 반장은 판매에도 남다른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매실은 도시 소비자와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다. 또 무농약 재배 매실은 농협 중앙하나로 마트에 납품하고 있으며, 서울의 쇼핑몰과도 계약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배는 이마트에 납품하고 있으며, 밤은 안산에 있는 밤 가공공장과 계약해 꾸준히 납품키로 했다. 그는 특히 상품성이 떨어지는 상품 판매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뷔페와 계약해 남들은 버리는 것을 높은 가격에 연중 판매하고 있으며, 시내 식당 등지에 후식용으로도 납품하고 있다.
김 반장은 “처음엔 양이 크게 많지 않더라도 조금씩 납품하면 물량이 늘어나고 주변에서도 많이 도와준다”며 “내 물건에 믿음을 갖고 있기에 누구를 상대로 판매에 나서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무지개 작목반은 지난달 28일엔 처음으로 배 300박스/15kg을 일본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광양수출입물류센터와 함께 국내 배 생산 증대에 따른 수급 조절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김 반장은 “우리지역에서 처음으로 배 일본 수출을 이끌어 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이후 무농약 인증 받고도 판매에 애로를 겪고 있는 밤 등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압면 고사리 35농가가 한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는 무지개 작목반. 이들은 생산과 판매뿐 만이니라 소소한 일까지 서로의 의견을 하나로 만들기 위한 잦은 모임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다수결도 거부한다. 한사람의 회원이라도 이견이 있다면 회원모두가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켜 결국 한마음으로 사업 추진에 나서는 것이다.

김 반장은 “모든 회원들이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회의에서 안되면 결정을 다음회의로 연기해서라도 모두가 이해하고 함께함으로써 작목반의 결집과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