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짠돌이, 나에게는 영광의 별명”
“물 짠돌이, 나에게는 영광의 별명”
  • 이성훈
  • 승인 2009.03.25 21:55
  • 호수 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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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렬 광양제철소 에너지부 동력과장

“우리나라는 지난 93년에 이미 물 부족국가로 지정됐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살펴보세요. 그야말로 ‘물을 물 쓰듯’ 하고 있습니다. 물 절약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이석렬 광양제철소 에너지부 동력과장은 “국민 모두가 조그마한 습관만 바꿔도 ‘물 부족 국가’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있다”며 “생활 속에서 물을 아껴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광양제철소에 입사한 지 22년째인 이 과장은 지난 2006년 동력과장으로 부임하면서 물 절약에 대해 뼈저리게 실감했다고 한다. 이 과장은 직장 내에서도 ‘물 짠돌이’라 불릴 만큼 물 절약의 고수다.

그는 “광양제철소에 단 하루라도 물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그 혼란을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직접 물 관리를 해보니 누구보다 솔선수범해서 물을 절약하는 습관을 길렀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부인과 딸 둘 등 네 명이 오순도순 살고 있다. 그는 가정에서부터 물 절약 습관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에 일상생활에서부터 실천에 나섰다.

이 과장은 절대로 물을 한 번 쓰고 버리는 일은 없다. 세수도 반드시 물을 받아 사용한 다음 모아서 청소나 화장실에 사용하는 등 재활용을 하고 있다. 양치질 역시 반드시 컵을 사용한다. 가족들도 이 과장의 물 절약 필요성에 흔쾌히 동의, 지금은 단 한 방울의 물도 허투루 쓰는 일이 없이 꼼꼼히 챙긴다.

그는 “양치질할 때 컵을 사용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의 물 소비량은 무려 16배나 차이가 난다”며 “우리는 습관적으로 물을 틀고 양치질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결국 멀쩡한 물을 하수구에 그대로 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샤워 역시 마찬가지. 샤워기를 잠그고 비누칠을 하면 물을 틀어놓고 하는 것보다 3배나 절약된다고 한다.

이 과장의 물 절약 정신은 직장에서 더욱더 빛을 발한다. 직원들에게 양치컵을 보급하면서 물절약을 직접적으로 체험한다는 것. 광양제철소 전 직원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 물 절약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종종 물을 틀어놓고 양치질을 하는 직원이 있으면 그렇게 안타까울 수 없다고 한다.

그는 “이런 직원들을 보면 나무라기보다는 잘 타일러서 물을 절약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호통도 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일회성에 그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물 절약을 위해서는 큰 욕심을 부릴 필요는 없다고 단정한다. 생활 속에서 눈을 조금만 크게 뜨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충분히 실천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과장은 “양치컵 사용 생활화, 비누칠할 때 물 잠그기, 세숫대야 사용, 물 재활용 등 우리들이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제는 물 절약에 대해 시민 모두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4만 시민이 하루에 1리터씩만 절약한다면 1일 14만 리터, 한 달 420만 리터, 일년  5110만 리터에 달한다”며 “한 사람의 힘은 적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면 큰 힘이 된 만큼 시민 모두가 위대한 힘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이 과장은 이어 “시민들이 물 절약하는 것은 곧 우리가 너무나 사랑하는 섬진강을 살리는 길”이라며 “시민 모두가 작은 습관부터 고쳐 물 절약을 생활화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