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체험 마을로 농가소득 기대
녹색체험 마을로 농가소득 기대
  • 박주식
  • 승인 2009.04.08 21:31
  • 호수 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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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선도하는 다압면 고사마을

고사마을은 옛날 절이 있었다하여 고사(古寺)라고 불렀다 한다. 지금도 마을 뒤에는 언제 건립했는지 모르는 절터가 있으며, 부두(부도)거리라는 곳에는 해암당(海岩堂)이라하는 글귀가 새긴 부도 한점이 남아있다. 1789년 고사(古寺)로 불리어 오다 해방이후 이곳에서 많은 선비가 배출될 것이라는 풍수지리설에 근거하여 지금 쓰고 있는 고사(高士)마을로 고쳤다.

▲ 다압면 고사마을
1500년쯤에 함안 조씨가 처음 입촌하였고 뒤이어 김해김씨가 정착하여 마을을 형성 하면서 한지(韓紙)를 생산하여 부자마을을 이루었다고 하며 옛날 절터에 한지공장을 세워 운영하였다하여 지서골(지수골)이라 하며 또는 절골이라고도 한다.

다압 고사마을이 친환경 선도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고사마을은 지난달 전라남도로부터 2009년 친환경 선도마을로 지정 받았다. 이는 이 마을 이갑규 이장이 노력한 결과다. 지난 2002년 광양시 공무원을 정년퇴임한 이갑규 이장은 고향인 고사마을을 찾았고, 마을 주민들의 요청으로 6년 전 이 마을 이장이 됐다.
“사람이 없어 맡게 됐지만 공무원하다 이장을 하자니 처음엔 자격지심도 들고 쑥스럽기도 하고 힘들었다”는 이갑규 이장은 “하지만 6년을 하다 보니 이젠 적응이 많이 됐다”고 한다.

▲ 이른 아침 하동장에 봄나물을 팔러 나갔던 고사마을 주민들이 돌아오는 길에 마을회관에 들러 이갑규 이장과 함께 얘기꽃을 피우고 있다.
이갑규 이장은 기존의 관행농법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마을 주민들에게 친환경 농법을 보급하기 위해 2006년부터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자제하고 목초액, 유기질 퇴비, 녹비작물 등을 사용하여 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계도, 친환경 농법을 보급했다.

주민 대다수가 과수(매실, 밤, 감 등)와 특작(작설차)을 경작하고 있는 고사마을은 ‘고사친환경작목반’을 결성하고 2007년 저농약 인증을 시작으로 지난해엔 무농약 37농가(54.9ha)와, 저농약 31농가(30ha)가 친환경농산물인증을 받음으로써 마을 전체가 친환경 마을이 됐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고사마을은 주민들의 노력을 더해 다양한 체험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예전부터 실시해 오고 있는 녹차체험과 매실 따기 체험뿐만 아니라 지난 1월엔 광양시의 지원을 받아 숯 체험장도 마련했다.  

이갑규 이장은 “농사를 지어 판매하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 고사마을이 갖고 있는 관광 자원을 개발해 농가 소득증대로 이어가야한다”며 “미흡한 점을 보완하면서 똑 소리 나는  체험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 숯 체험장
마을에 마련된 각종 체험장과 마을 앞 섬진강을 활용한 강 체험까지 고사마을을 녹색체험 농촌테마마을로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 이갑규 이장의 소망이다.
하지만 문제는 인력과 자금지원이다.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없다보니 연로한 마을주민들이 각종 체험을 이끌기엔 무리가 따르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주차장 확보와 강수욕객들을 위한 섬진강변 정비, 백운산 등산객 하산로 정비, 마을회관 옥상에 농산물 전시판매장 마련을 위해선 많은 예산이 마련돼야 하지만 여의치가 않다.
▲ 마를 뒷산에 남아있는 부도
이갑규 이장은 “모든 조건을 갖추고 마을 앞날을 생각해서 뭔가 하나 해보려고 하지만 일이 더디게 진행돼 아쉽다”며 “계획했던 일들이 뜻대로 잘 돼 젊은 사람들이 다시 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고사마을은 친환경을 실천하면서부터 주민들 의식이 좋아져 마을이 깨끗해 진 것이 또 하나의 자랑이다. 노령화된 농민들이 그동안 농약을 함부로 쓰고 작물재배에 이용한 비닐 등을 함부로 방치해 오던 것을 스스로 자제함으로써 친환경농업 실천과 함께 마을주변 환경을 스스로 가꿔가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화로 개인주의가 팽배한 사회전반의 분위기와는 달리 아직도 상부상조하던 예전의 우리네 농촌마을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고사마을. 마을주민들의 힘겨운 노력들이 객지에 있는 젊은이들을 동참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이갑규 이장의 소망처럼 관광농촌으로 거듭나 젊은 활기가 넘치는 고사마을로 성장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