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작업으로 친환경 농업 선도
공동작업으로 친환경 농업 선도
  • 박주식
  • 승인 2009.04.15 22:09
  • 호수 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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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명품 쌀 생산하는 진월면 진정 이정단지

우리 민족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여 예부터 농업을 숭상해 왔다. 그래서 산업의 기반을 농사에 두어왔다. 본(本)이라 함은 뿌리라는 뜻이요, 시작이라는 의미다. 농업이 인류역사에서 산업의 시작이요, 뿌리인 것이다. 그 이유는 너무도 간단하다. 인간이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있어 농업은 쌀을 주식으로 해왔기에 벼농사의 중요성이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 지난해 가을걷이 이후 휴식과 새로운 생명 잉태를 준비했던 농민들에게 또다시 농번기가 시작되고 있다.

진월면 진정 이정단지는 우리지역 최대의 친환경 쌀 재배단지다.
지난 2005년 저농약으로 시작한 이곳 단지는 친환경 재배 5년차에 접어들며 140여 농가가 참여해 82ha의 논을 무농약 인증을 받고 친환경 쌀을 생산하고 있다.
진정·이정단지는 친환경 쌀 재배를 위해 녹비 작물인 자운영으로 땅심을 돋우고 우렁이 농법으로 제초제를 대신하며, 공동방제로 농가 일손 저감은 물론 친환경 재배 단지를 보전하고 있다.

곡우(농사 준비에 때맞춰 내리므로 곡물에 좋은 비)를 며칠 앞둔 진정·이정단지는 요즘 자운영으로 가득한 논갈이가 한창이다. 질소 비료를 대신하고 토양지력 증진을 위해 지난해 가을 재배단지 82ha 전체가 일시에 파종한 자운영이 빨간 꽃망울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진정·이정단지를 이끌고 있는 안인호 회장은 “자운영은 땅심을 높이고 화학비료를 대치하는 효과가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녹비 작물이다”며 “질소질 비료 사용을 줄이고 땅을 비옥하게 하는 자운영은 고품질의 쌀을 생산할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다”고 말했다. 자운영이 가득한 논의 논갈이를 마친 농가들은 이에 더해 EM유박 퇴비와 규산질 원액을 논에 살포하며 더욱 땅심을 보강한다.

▲ 친환경 쌀 재배단지로 지역 내 친환경농법을 선도하고 있는 진월면 진정 이정단지의 작목반장들과 면사무소 직원들.
단지에 모내기를 마치면 제초작업은 우렁이가 대신한다. 무농약 친환경 쌀 재배단지인 진정·이정단지는 제초제를 살포할 수 없기 때문에 모내기 후 2~3일 안에 단보(300평)당 4kg의 우렁이를 논에 들인다. 안 회장은 “물꼬마다 망을 설치하고 논의 물깊이를 10~15㎝늘 유지해야 하지만 90%이상 제초효과를 발휘하는 우렁이 농법은 제초제보다 월등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진정·이정단지의 가장 큰 자랑은 공동방제다. 가을걷이 전 녹비작물 파종은 물론 병해충 방제 역시 개인작업 없이 공동으로 일시에 작업에 나선다. 모내기 후 벼를 베기까지 3차례 실시되는 공동방제는 바람이 없는 날을 택해 오후 3시부터 이튿날 아침까지 밤샘작업으로 이뤄진다.

이 같은 공동방제는 개개인이 각기 다른 기준으로 자신의 논 방제에 나설 수 있는 여지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완벽한 친환경단지 유지는 물론 농가일손 저감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비용이 부담이다. 방제기를 임대하다 보니 한해 3차례 방제비가 1200만 원가량 들어간다. 한해 농사에 들어가는 비용의 10%다. 안 회장은 “방제기를 시에서 구입해 사용 할 수 있다면 농가 부담을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며 “다른 단지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시에서 방제기를 구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앞선 영농기술로 친환경 쌀 재배에 나서고 있는 진정·이정단지지만 역시 문제는 판로다. 지난해까진 광양원협과 계약재배를 해서 판매했지만 올해에는 아직까지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안 회장은 “생산된 쌀을 농민들만의 힘으로 판매까지 이뤄 내기는 쉽지 않다”며 “행정의 적극적인 협조와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나 단체의 급식만 친환경 쌀로 들어가도 많은 양의 친환경 쌀 소비가 가능할 것이다” 며 “전국이 우리 광양처럼 학교 급식에 친환경 쌀을 사용해 친환경 쌀 판로가 나아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