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길
교사의 길
  • 광양뉴스
  • 승인 2009.04.22 16:31
  • 호수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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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백운고 교사

▲ 박경숙 교사
교사는
거대한 돌덩이를 눈앞에 둔 조각가라고
어떤이는 말했습니다.
그 돌덩이 속에는
장차 세상을 향해 포효하며
뛰쳐 나갈 사자도 갇혀 있고
푸른 창공을 날개질하며
날아갈 독수리도 갇혀 있다고 했습니다.

교사의 손에는 정과 끌이 들려 있습니다.
이 정과 끌로 조심히 돌덩이를 다듬어
가는 일이
교사의 일이라고 했습니다.

인내와 사랑이 없으면
이 돌덩이 다듬는 일 쉽지가 않습니다.
쉽게 포기해 버리고
마구 돌덩이를 휘두르다 보면
사자의 앞발이 상하기도 하고
독수리의 날개가 다치기도 합니다.

교사의 길은,
세상 그 어떤 일보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오르막길입니다.

대중 문화의 유혹속에
학생들은 교사의 지도 영역
저 너머로 달음질쳐
달아나고 있습니다.
인격을 가르친다는 것,
때로는 어림없게 느껴져
교사는 무너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교사가 손에 들린 정과 끌을 가지고
돌덩이를 다듬어 가다 보면
조금씩 독수리의, 사자의 형태가 드러나게 되어
교사로서의 보람과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끼게 되어
감사가 내면에서 물결칩니다.

힘든 일은 많았어도
교사의 길 걷게 된 것 정말 감사합니다.
내게 다가온 많은 학생들의 삶 속에
작은 느낌표를 안겨주며
희망의 증거자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