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별교실제’실시로 공교육의 교권 탈환하라!
‘교과별교실제’실시로 공교육의 교권 탈환하라!
  • 광양뉴스
  • 승인 2009.05.14 08:30
  • 호수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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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석 태 새삶교육문화연구원장

이 나라의 교육계, 특히 중등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구난방으로 뛰어나오는 조령모개 개혁 조치로 교육정책의 난맥상만 들어낸다.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것이 조령모개로 쏟아져 나오는 정책 때문에 교육의 수요자요 대상인 학생들만 공탕을 먹을 뿐 아니라 학부모, 교사들도 혼돈과 불안에서 허우적거린다.

오늘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필자도 전직 교사이어서 감개가 무량하다. 교사라는 호칭의 삿자(師)는 아무 직업에는 붙지 않는다. 적어도 높은 학식과 지혜, 기능을 요하는 전문적인 직종에 붙는다. 의사 목사와 같은 것이다. 물론 그 밖에도 더러 이 삿자를 붙인 직종이 있긴 하지만. 아무튼 교사라는 직종은 존경을 받을만한 직종임에 틀림없다. 우리 속담에 ‘선생 X은 개도 안 먹는다’는 것이 선생 노릇 하기가 결코 쉽지 않음이 옛날부터 익히 알려져 왔든 것 아니겠는가. 

최근에는 더욱 힘들어졌다. 작은 컴퓨터 하나로 온갖 고급 정보 지식을 빠르게 쉽게 접할 수 있다. 굳이 학교에 가질 아니 하여도 지식의 습득은 독자적으로도 가능한 정도이다. 과거엔 교사가 학생보다 훨씬 우월한 위치에서 가르치고 훈도하였다. 권위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 옛날과 다른 교육 현장, 곧 교실의 풍경이 웬만한 연배의 기성세대에게는 너무나 낯설다. 조금 심하게 표현하자면 교실은 잠을 자는 곳이란다. 꼬박꼬박 출석이나 해서 일정 기간 통학을 했다는 증서를 받는 곳으로 전락했다면 너무나 지나친 말일지 모르나 이에 대한 항의조차 크게 하지 못하는 것도  숨김없는 공교육의 모습이 아닐는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 의문에 대답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과 말을 요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선 그에 대한 말은 하지 않으련다. 다만 한 가지만을 말하려고 한다. 그것은 학교에서 행하여지고 있는 수업방식에 관한 것이다.
초등학교는 한 사람의 담임교사가 한 학급 어린이를 한 해 동안 맡아서 기초교육을 실시하여야 함으로 어쩔 수 없이 정하여진 학급교실에서 교사와 학생이 온 종일 공부 하게 된다. 그렇지만 중등학교는 그와 달리 교과 마다 담당 교사가 따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초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학생은 정하여진 학급교실에 온 종일 앉아서 수업을 받는다. 대신 과목 교사들이 교과서와 출석부, 그리고 약간의 보조 교재 및 ‘사랑의 매’라는 기합봉(일본어를 써 미안)을 들고 번갈아 들어와서 수업을 한다. 욕을 먹을 각오로 이것을 좀 심한 말로 표현하면 도붓꾼 식 수업이랄까, 보다 쉬운 말로는 ‘보따리장수 식’이라 할까, 그런 방식으로 수행되고 있다.

그런데 일방 공교육의 대적 관계에 있는 학원은 그렇지 않다. 병원에서 안과, 이비인후과, 내과 등등으로 전문의가 제각기 일정한 자리에서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하듯이 사설학원은 각기 과목별로 편성되어서 전담 강사에게로 학생이 찾아가서 교육을 받는다. 이것이 아주 사소한 것 같아도 결코 그렇지 않다. 현행 중고교 교실 수업처럼 학생은 수동적인 자세로 있는 데에 교사가 보따리 들고 가서 가르치는 데 비해 다른 쪽, 곧 학원에서는 학생이 제 발로 걸어가서 선생을 찾아 배움을 청하는 꼴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하루 속히 중고교에서 선진국이 실시하고 있는 ‘교과별교실제’를 도입함으로써 중등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사들도 삿자에 상응한 전문직 종사자라는 긍지를 갖게 함이 좋겠다는 생각을 오늘 스승의 날에 선물로 드리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