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중학교의 의미 있는 교복 공동구매
광양중학교의 의미 있는 교복 공동구매
  • 이성훈
  • 승인 2009.06.18 09:40
  • 호수 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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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자율화 이후 전국적으로 95% 이상의 학교에서 교복을 입고 있다. 매년 교복 신규 수요는 최소 3천억원 이상이며 이는 입학금 다음으로 목돈이 드는 교육 소비재이다. 현재 교복 가격은 동복을 기준으로 브랜드 제품은 18~23만원, 비 브랜드 제품은 14~16만 원 정도다. 교복 시장을 보면 60~70% 시장을 대기업 3사가 점유하고 있고 남은 부분을 중소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안 그래도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청거리는 학부모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교복값이 20만원을 웃도는 데는 유통과정의 문제점이 크다. 대리점 마진과 관리비, 광고비, 백화점 판촉비, 경품 제공비 등 제조 원가 이상의 유통비가 발생하는 판매방식이 그것이다.
영세 교복업의 경우도 브랜드를 선호하는 신세대 취향에 밀려 이미 대부분의 시장을 대기업에 내어준 상태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학생들도 유명 브랜드의 교복을 선호하고 있고 학부모들로서는 아이들의 기를 죽이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며 교복을 구입하고 있다. 한창 자라나는 학생들이기에 한 학교에서 졸업할 때까지 2~3벌의 교복이 필요하다. 하복까지 감안하면 한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복값은 150~200만 원 정도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교복값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수많은 학교에서 교복 공동구매를 실시하고 있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서울 불암중, 강동고, 송파중, 등촌중은 하복을 공동구매해 최저 2만9천원에 하복 구매를 마쳤다. 안양중학교의 경우 동복, 하복, 여름 체육복 등 세 가지를 한꺼번에 공동구매해 총 13만5천원에 구매했다. 브랜드 교복 한 벌 값도 안 되는 비용으로 세 벌을 구입했으니 학부모들로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을 것이다. 학생들 역시 같은 제품을 착용하니 위화감도 없을 것이다.

광양중학교 운영위원회는 최근 임시회를 갖고 교복을 공동 구매하기로 결의했다. 광양중의 교복 공동구매는 우리시에서는 최초로 도입되는 것이다. 앞으로 다른 학교에서도 공동구매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광양중의 이번 결정은 교복값 거품제거는 물론, 교복 시장구조를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는 학부모 운동이라는 데서 큰 의미를 가진다. 공동구매를 통해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 학교 자치의 폭을 넓혀 ‘학교 공동체’를 만드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과제도 남아있다. 교복 공동구매를 결정한 만큼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이들에게 싸고 질 좋은 교복을 입히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이 여러 제품을 꼼꼼히 따져보고 점검해야 한다. ‘누군가 해주겠지’ 하는 방관은 절대 안 된다. 바로 내 아이가 입을 교복이기 때문이다.
교복 선정 과정에서 투명성을 기해야 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광양중의 교복 공동구매가 성공해 앞으로 우리지역 모든 학교에도 도입해 교육비 절감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