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ㆍ환경ㆍ건강 살리는 생명농업 실천
농촌ㆍ환경ㆍ건강 살리는 생명농업 실천
  • 박주식
  • 승인 2009.07.22 22:21
  • 호수 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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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타리 생활협동조합 김진석 목사

“제일 애로는 유통입니다. 생산은 마음먹은 대로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판매는 뜻만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옥곡면 월앙골에서 한울타리 생활협동조합을 운영하며 유기농으로 가꾼 과일과 채소를 발효해 효소를 생산하는 김진석 목사는 제품 유통의 어려움을 먼저 토로했다.

월앙골교회 목사인 김 목사는 양심의 회복ㆍ농심의 회복ㆍ건강의 회복ㆍ환경의 회복을 목표로 삼고 생명을 사랑하는 농업이라는 슬로건 아래 친환경유기농을 실천하고 있는 농사꾼이다. 김 목사가 매실효소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산자들이 친환경으로 생산한 매실을 생협에 납품하고 남은 매실을 처리할 길이 없자 이를 가공하기 위해 매실 가공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김 목사는 남은 매실을 수매함에도 생산비가 보장되는 일정한 가격을 농가들에 보장했다.

김 목사는 “비싸게 사서 싸게 팔다보니 그렇게 장사해선 안 된다는 주변의 원망도 많았지만
장사가 아닌 농업을 살리겠다는 운동차원에서 해왔다”며 “생과를 모두다 판매 할 수 없는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선 가공공장이 활성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인증을 위해 진상면 어치의 11농가와 함께 한울타리 매실작목회를 결성한 김 목사는 이후 작은 규모나마 친환경 유기농매실을 재배하는 농가 보호를 위해 그 역할을 다해왔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한없는 고난의 길을 걸어야 했다.

판매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아 매실효소 재고가 늘어만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생산을 못할 정도로 재고가 늘어도 회원 농가의 매실 소비를 위해 어려움 속에서도 장독과 설탕을 구입해 효소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엔 생산된 매실을 생협을 통해 전량 판매 했지만 올해는 10톤이나 남아 이를 다 받아들이기 위해 독을 새로 사들이는 등 준비를 하다 보니 돈을 만져 보질 못한다.
김 목사는 “10년 동안 효소를 파는 대로 끊임없이 재투자해 50억 이상을 투자했다. 하지만 소비 협력이 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성장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지역사회에서 밀어주고 끌어주는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기반을 갖춘 큰 가공공장은 놔둬도 자생력을 갖지만 작은 데는 손을 잡아줘야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울타리 생활협동조합에서 생산되는 매실 효소는 최고의 명품이다. 지난 2005년 친환경농업대상 가공분야 동상을 받기도한 월앙매실은 백화점에서 매실제품 중 최고가인 4만5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일반 매실이 아닌 유기농으로 재배한 매실이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광양은 매실특구다. 명품매실은 일반매실로는 나올 수 없다”며 “우리시가 정말로 명품매실을 만들고자 한다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유기농매실을 생산해야한다”고 말했다.

땀과 정성, 기다림이 주는 선물, 과채효소

매실효소 판매 저조를 극복하고 한울타리 생활협동조합이 선택 한 것은 과일과 야채류를 발효해 만든 ‘하나초’다. 한울타리 생활협동조합 고유브랜드인 ‘하나초’는 70여 가지의 채소류와 과일 등을 당분과 함께 숨 쉬는 항아리에 만 2년 이상 장기간 자연발효 숙성시킨 효소다. ‘하나초’의 원재료가 되는 과일과 야채는 역시 모두가 친환경으로 재배된다.

그래서 과일과 야채 만으로 만들어진 ‘하나초’는 음식 수준을 넘어 생약에 가깝다. 과채효소인 ‘하나초’는 이미 매실효소 판매를 능가해 한울타리 생활협동조합의 주력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채효소의 효능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초’는 정기적으로 마시면 체질 개선은 물론 몸의 안 좋은 부분은 좋아지는 등 건강에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는 식품이다. 과일과 채소의 풍부하고 다양한 영양소와 섬유질이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체력을 보강함으로써 자연치유력이 회복되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특정 효소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부족하게 된다면 그 만큼 우리 몸이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며 “하나초와 같이 보다 좋은 활성과 안정성 있는 효소는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우리 몸을 보다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는 “매실효소가 안 팔려 다른 돌파구를 연구하다 생산한 것이 과채효소인 하나초 이지만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나초 처럼 친환경 유기농 과채류 효소를 만들기 위해선 나무를 키우는 데만도 10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희망을 꺾인 채로 사는 농민들과 오염된 우리의 터전을 바라보면서 농촌과 환경, 소비자의 건강을 살리고자 시작한 한울타리 생활협동조합의 생명 사랑 농업이 언제까지나 지속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