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봉이 과일의 왕
한라봉이 과일의 왕
  • 박주식
  • 승인 2009.08.13 09:11
  • 호수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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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한라봉 생산하는 ‘우리농원’

 "한라봉은 대한민국 과일 중 최고급 과일이라 자부합니다. 이만큼 맛있는 과일이 없을뿐더러 껍질 벗기기도 쉽고, 저장성도 오래가고, 과일 중에서 최고입니다” 광양읍 덕례리 ‘우리농원’에서 우리지역에선 흔하지 않은 한라봉을 친환경으로 재배하고 이재형ㆍ백명숙 씨 부부의 한라봉 자랑이다. 이들 부부가 이곳에서 한라봉 재배를 시작한 지 5년, 수확 3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이재형씨 부부가 한라봉을 재배하기 까지는 남다른 관심과 자신감에서 출발했다. 당시 낙안에서 살고 있던 이 씨는 친구가 한라봉 재배를 시작하자 이곳에 자주 들러 재배과정을 숙지하고 교육과 견학도 함께 했다.

이미 고흥지역 등에선 한라봉재배가 늘고 있던 상황으로 연구단지까지 갖춰져 농가 교육은 물론 선진지과 실패지 등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었다. 한라봉 재배를 하기 전 이 씨는 이미 각종 교육은 물론 재배지 견학을 통해 사전지식을 축적했다. ‘이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덕례리에 2621㎡에 600여주의 묘목을 들여와 한라봉 재배를 시작한 것이 5년 전.

광양을 재배지로 선택한 것은 많은 일조량과 밤낮의 기온차, 양질의 토질 때문이다. 그 선택은 맞아 떨어졌고 3년 전 첫 수확을 하게 된 한라봉은 모양과 크기, 맛에서 최고의 한라봉을 생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다. 우선 초기 시설투자비가 많이들 어가는 것이 첫 번째 어려움이었다. 또 재배를 시작하고도 2~3년은 소득이 없어 어려움을 더했다. 더욱이 한푼의 보조도 없이 모든 것을 자비로 감당했기에 초창기엔 모든 것이 힘들기만 했다.

하지만 그에겐 20년 시설하우스 경험이 있었고, 낙안에서 오이 하우스 등을 함께 하며 이를 만회했다. 이 씨는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다. 나무를 심은 후 3년간 아무소득이 없었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배짱으로 버텼다”며 “다행히 다른 작물에 비해 관리가 수월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한다. 오이재배엔 늘 사람이 붙어서 관리를 해야 하지만 한라봉은 시기에 맞춰 일을 할 수 있었기에 관리 부담이 덜했던 것이다.

우리농원은 시작부터 친환경 한라봉 생산에 나섰다. 이것 역시도 ‘가능하다’는 이 씨의 부부의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한라봉 나무자체가 병균에 강하다보니 평소 약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균제는 아예 쓰지를 않고, 충은 미리 친환경 약제로 방제를 함으로써 병충해를 사전에 차단한다. 백명숙 씨는 “내가 소비자라도 농약사용안한 과일을 사 먹는 것은 당연한 선택일 것”이라며 “과피도 차를 끓여먹는 한라봉이다 보니 소비자의 건강을 우선 생각해 처음부터 친환경 재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생산농가 확대로 안정적인 판로 확보돼야

소비자 입장에선 비싼 과일인 한라봉이기에 소비자가 농약안친 것을 찾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결국 이를 만족함으로써 판로를 확보를 확보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4월 개화로 시작되는 한라봉 재배는 5월 만개한 꽃을 솎아 주고 6월엔 열매를 적정량만 남기고 솎아낸다.

7월부턴 열매가 달린 가지가 처지지 않게 집게로 집어 매달아주고 자라나는 순을 전정하는 등 관리에 들어간다. 이렇게 가꾼 한라봉이 10월이면 황금색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하고 마침내 1월말~2월이면 수확을 하게 된다.

이 시기가 마침 설날 대목이라 판매는 수월한 편이다. 우리농원은 처음부터 직거래로 판매에 나섰다. 지역의 인맥을 총 동원해 알음알음으로 판매를 했다. 시 담당 부서의 판매를 위한 홍보도 큰 몫을 했다.
백 씨는 “설날에 맞춰 나오는 제철 과일로는 이만한 게 없어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구매를 하기에 그동안은 판로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특히 제주도의 한라봉은 유통을 위해 미리 따는 후숙과 이지만 우리농원의 한라봉은 완숙과를 바로 따서 판매를 했기에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우리농원이 하고 있는 직거래엔 한계가 있다. 백 씨는 “우리지역에 한라봉 생산 농가가 많이 늘어나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공동생산, 공동판매를 할 수 있고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농원은 이미 재배면적을 지금의 배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생산량을 늘려 판매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구 온난화로 이미 제주에선 노지 재배 가능한 한라봉은 우리지역도 재배 적지가 되고 있다. 일조량과 우수한 토질로 월등한 상품이 생산되는 점이 더욱 한라봉 재배를 가능케 한다. 한라봉 재배로 농업의 새로운 희망을 열어가는 이재형ㆍ백명숙씨 부부.

이들 부부는 욕심에 앞서 먼저 감사할 줄 아는 농부들이다. 시 나 정부에서 도움을 주면 좋겠지만 그동안 시에서 해준 기술지도와 판매 지원만으로도 감사하고 있다. 이재형 씨는 “더 큰 것을 바란다고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가 아니고 개인이다 보니 요구할 상황도 안 된다”며 “1달 나오고 마는 과일이다 보니 판매가 어려운 만큼 판로만 계속 신경 써 줬으면 한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