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은 감 재배의 최적지
광양은 감 재배의 최적지
  • 박주식
  • 승인 2009.08.26 20:51
  • 호수 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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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박사 황균우 수어작목반장

“모든 작물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과일은 햇볕이 중요합니다. 광양은 볕이 좋아 과일을 재배하기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감 박사로 통하는 황균우 수어작목반장은 “우리지역 감은 다른 지역 감보다 수확이 열흘정도 늦어 그만큼 햇볕을 더 받고 영글기 때문에 당도와 색깔이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진상면 비촌 마을에서 친환경으로 감을 생산하고 있는 수어작목반 황균우 반장의 감 재배는 30년 전부터 시작됐다. 이전까진 주로 밤농사를 짓던 그가 감 농사로 전환하게 된 것은 당시 태풍으로 밤나무가 많이 훼손되면서 젖소를 키우는 축산농으로 전업하며 감나무를 심으면서 부터다. 이후 그는 본격적으로 감 수확이 시작되면서 축산을 접고 아예 감 농사만 전념하게 됐다. 

황 반장의 감 농사는 남 다른 면이 많다. 우선 감나무의 간격부터가 너르다. 최소한 7m 이상을 유지한다. 감나무가 어려서는 5m간격도 넓게 보이지만 수확기에 접어들면 나무가 서로 치여 수확이 더 이상 불지 않기 때문이다. 넓은 간격을 유지하고 있는 황 반장의 감 밭은 수확이 끊임없이 증가해 이미 타시군의 견학코스가 된지 오래다. 또 황 반장의 감 밭엔 숫감나무가 있다. 숫감나무가 없으면 수탉이 없어 무정란을 낳게 되는 달걀과 같이 제대로 된 감이 생산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황 반장은 “농가들이 많은 수확을 위해 숫나무를 다 잘라버렸다. 하늘이 만든 조화를 인간이 무시한 것이다”며 “숫나무가 없으면 감이 많이 열리긴 하지만 대부분 떨어져 버려 수확기에 허탈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수정된 감과 수정이 되지 않은 감은 모양부터가 다르다. 수정이 안 된 감은 맛이 덜 할 뿐만 아니라 씨가 없어 무게가 덜나가 상품성도 떨어진다.

황 반장은 “수분수가 없으면 애 써 가꾼 감 농사를 다 망치는 경우가 많다”며 “감 농가들은 반드시 수분수를 15대 1정도는 심을 것”을 조언했다. 수어호 자락을 감싸고 펼쳐진 황 반장의 감나무들은 단순한 과일나무가 아니라 정원수 같다는 평을 받으며 감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 까지도 부러움을 사고 있다.

황 반장의 감나무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문이다. 황 반장은 가지치기에서부터 화초를 손질하듯 그만의 작품을 만들뿐만 아니라 아침저녁으로 하루도 안 빠지고 감 밭을 둘러보며 정성을 쏟고 있다.  그래서 가을에 감이 익으면 3만3천여 ㎡(1만여평)에 달하는 그의 감 밭은 장관을 연출한다.

이렇듯 감을 작품화 하는 황 반장이 친환경농업을 시작한 것은 4년 전. 이미 이전부터 스스로 친환경농업을 실천해 왔지만 친환경을 장려하는 시책에 따라 진상 지역에서 감을 생산하고 있는 5농가와 함께 ‘수어 작목반’을 결성하고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았다.

황 반장은 “약을 치지 않으면 감 수확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땅을 살려 농사를 지속하기 위해선 친환경은 당연하다”며 “늘 많은 양을 생산하겠다는 생각보단 안전하고 질 좋은 감을 생산하겠다는 생각을 우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농민 모두가 다 잘돼야

이렇게 생산된 농원의 감은 대부분 직거래로 판매가 이뤄진다. 처음엔 공판장 출하를 우선했지만 뛰어난 상품성에 맞는 대접을 받지 못해 직거래 판매로 돌아선 것이다. 이미 그의 감은 최고 상품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래서 먹어본 사람이 또 찾고 명절이면 선물용 주문이 넘친다. 직거래는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공판장으로 나간 감은 여러 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됨에 따라 신선도 떨어지지만 직거래는 주문과 함께 바로 배달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감을 먹어본 사람들이 제일 맛있다는 얘기를 해 줄 때가 가장 뿌듯하다는 황 반장은 “아무리 농사를 잘 지어도 사먹을 사람이 없으면 처치 곤란이다”며 “감 사먹을 사람도 경기가 좋아 많이 사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광양에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는 황 반장은 광양곶감 명품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까진 감 하면 경상도가 앞서 있지만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것은 떫은 감을 이용한 곶감이란 생각 때문이다. 최상의 재배조건을 갖춘 광양이기에 양적으론 경상도 감을 이길 수 없다 할지라도 질적으론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황 반장은 “이미 밀시감에 이어 대봉 곶감으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곶감을 생산해 내고 있다”며 “우리지역 곶감이 3년 내에 반드시 명품 곶감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를 위해 시의 더 많은 지원을 당부했다.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는 곶감 작업이다 보니 박피기 지원과 곶감 건조장 확대가 아쉬운 것이다,

“농민이 어려운데 다 잘 돼야지 나만 잘 될 일이 아니다”며 자신의 욕심에 앞서 늘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감 박사 황균우 수어작목반장. 올해 특별히 감 농사가 풍작을 이뤄 기쁜 마음이지만 혹여나 찾아올 태풍이 걱정이다. 최고의 감 생산에 노력을 다하고 이제 하늘의 처분만을 기다리고 있는 그의 감 농사가 풍작을 이뤄 많은 소비자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