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권력이 언론을 길들이겠다니…
자본권력이 언론을 길들이겠다니…
  • 광양뉴스
  • 승인 2009.09.09 21:58
  • 호수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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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환 발행인

최근 본지는 광양제철소로부터 광고 중단과 구독을 끊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이유는 자사를 비판하는 신문사에 광고를 줄 수도 없고 신문도 구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광양제철소 다운 논리로 생각된다.

그동안 광양제철소는 적당하게 채찍과 당근으로  지역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군림해 오지 않았던가. 언론에겐 광고라는 당근으로, 시민단체에겐 회유로, 피해 지역 주민들에겐 진정한 보살핌 보다는 시혜를 베풀어 주는 듯 하면서 말이다.

본지는 이런 환경속에서도 풀뿌리 지역언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성역 없이 광양제철소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고, 최근에는 지역 협력사업과 환경문제, 노동문제, 구매제도의 문제점과 방향을 제시하는 ‘우리광양시 우리포스코 허와실’이라는 기획 시리즈를 실었다.

이 기사를 통해 본지는 팽배해 있는 광양제철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는 길을 모색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광양제철소는 광양신문이 단순히 자사를 음해하는 정도의 인식으로 받아들이고 언론을 길 들이고자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광양시는 22년 전 광양제철소의 가동으로 성장과 발전을 했고,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회사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 지역민이 가지고 있는 상실감 또한 여전하다.

광양제철소가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는 지역협력사업은 회사 차원에서 예산과 인력을 배치하지 않고, 직원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서 생생내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시민들은 받아 들인다. 포항엔 공대를 설립해 많은 지원을 해주면서도 백운장학회의 지원에는 인색한 것을 무슨 이유로 설명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지난달엔 동호매립지 제방도로가 붕괴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아직은 결과를 알 수 없으나 차단막이 찢어져 폐기물 침출수가 바다로 흘러 나갔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동호안 물이 새고 있다는 본지와 환경단체의 꾸준한 지적에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광양제철소의 책임의식 이다.

환경문제는 그동안 광양제철소가 안고있는 지역과의 최대 문제이다. 광양제철소는 각종 오염물질 배출을 규제치 이하로 하고 있다고 떳떳해 하지만 총량에 대한 규제는 법적으로 없어, 얼마나 많은 량의 오염물질이 배출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환경개선에 대한 시민과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우리곁에 가까이 와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노사문제 또한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로, 2010년 복수노조 허용을 앞두고 노조 압박이 한층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협력사의 문제일 뿐이라며 관여할 수도 관여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믿기가 어려운 대목이다. ‘우리광양시 우리포스코’라는 슬로건은 상생을 강조한 구호이지만 진정성이 없다면 지역과 기업이 하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본지의 광양제철소에 대한 지적과 제안은 광양제철소가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원하는 바램에서 출발한 기획이다. 자본권력이 언론을 길들이겠다는 생각으로 광고와 절독을 선언했다면 ‘우리광양시 우리포스코’는 시민들의 가슴에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린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