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 침출수 상당기간 유출됐다”
“동호 침출수 상당기간 유출됐다”
  • 박주식
  • 승인 2009.09.16 22:40
  • 호수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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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현장 갈라진 도로 틈새 유공 확인 제보

광양제철소 동호 붕괴사고는 수년 동안 동호물이 흘러나오며 형성된 유공이 확대돼 결국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발생한 사고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익명의 제보자는 사고현장의 갈라진 도로 틈 사이를 촬영한 결과 상당한 폭(1m추정)의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본지에 알려왔다.

인선이엔티 4단계 매립장 외곽도로 중 이번 사고로 갈라진 도로 틈새를 촬영한 사진엔 응고된 칼륨(Ca)과 함께 물길이 확인됐다. 이미 상당한 시간동안 슬래그 침출수가 유출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동호안 물이 바다로 유출된다는 지적은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광양제철소는 들 물에 스며든 바닷물이 썰물과 함께 빠져 나오는 것이다는 답변과 함께 백탁수가 나오는 곳의 반대편에 슬래그를 채우는 것으로 대응해 왔다.

정확한 사고원인이야 전문가의 조사가 마무리 돼야 밝혀지겠지만 동호물이 지속적으로 유출 됐다면  이를 원천적으로 막지 못한 광양제철소의 책임은 면할 길이 없는 상황이다. 

제보자는 “이번 사고는 저수지에 조그만 구멍이 생겨도 결국 둑이 붕괴되는 원리를 생각한다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동호도 결국은 바다를 막은 큰 저수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7월부터 이미 동호 외곽도로에 갈라짐이 발생한다는 인근 업체의 지적에 따라 인선이엔티가 지난 4월 도로 덧씌우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연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설마 하는 안전 불감증이 오늘의 사태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선이엔티 관계자는 “사고 원인이 매립장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내려앉았다고 추정하는 의견이 있으나 매립장이 내려앉기 까지는 그에 따른 원인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원인 중 하나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동호물이 바다로 계속 유출되면서 매립장 하부를 불안정하게 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매립장 하중이 원인이었다면 매립을 4월에 완료했음에도 8월에야 사고가 발생한 것을 이해 할 수 없다”며 이번 사고는 늘어난 동호의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발생했음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사고원인과 관련 여러 가지 얘기들이 많지만 전문가들이 조사 중이기 때문에 섣불리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그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동호 물이 흘러나온 것이 원인이 됐다는 것은 정확히 규명된 사실이 아니다”며 “광양제철소 입장에서도 할 말은 많지만 일일이 대응치 않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서고 있는 한국지반공학회의 조사결과는 빨라야 10월 중순에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