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농업, 새로운 농가 소득창출 기대
경관농업, 새로운 농가 소득창출 기대
  • 박주식
  • 승인 2009.09.16 22:50
  • 호수 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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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경관조성으로 도시소비자 발길 이끌어

지난 11일부터 1박2일간 한국언론재단 광주사무소 주최로 ‘경관농업과 그린 투어리즘’ 현장 연수가 열렸다. 이번 연수는 경관농업 특구로 지정된 고창 학원농장을 비롯, 경관농업을 자원으로 한 지역의 축제로 지역주민이 기획 진행하는 유일한 축제이기도 한 강원도 평창 봉평 ‘효석문화제’를 견학하고 경관농업의 성공 사례와 가능성을 체험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본지는 이에 ‘경관농업과 그린 투어리즘’ 이라는 주제로 3차례에 걸쳐 기획 기사를 게재해 이번 연수를 통해서 알 수 있었던 경관농업에 대한 필요성과 과제, 향후 광양시의 접목 방안 등에 대해 짚어본다.
이번 주에는 첫 회로 ‘경관농업’에 대해 게재한다. <편집자 주>

농산물 생산 기능만을 담당했던 농촌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존의 생산기능에 더해 각종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도시 소비자를 농촌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체험과 관광을 위해 농촌을 찾는 도시 소비자들은 머무는 동안 숙식은 물론 농산물을 구매함으로써 농촌의 새로운 소득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농촌과 함께 하는 지자체는 농어촌 체험마을과 경관농업, 그린투어리즘 등의 활성화를 통해 도시 소비자의 발길을 이끌고자 새로운 농촌 가꾸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농업에 체험과 관광을 접목함으로써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새로운 농업 형태는 이미 많은 지자체가 실행하고 있는 농어촌 체험마을과 그린투어리즘, 경관 농업 등을 들 수 있다.

녹색농촌체험마을

농촌체험마을은 농림식품부가 2005년부터 정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친환경농업과 자연경관, 전통문화 등 부존자원을 활용해 농업의 부가가치를 증진시키고, 농가의 소득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 농촌지역의 공동체를 형성ㆍ복원해 이를 도시민의 다양한 수요에 맞게 체험ㆍ휴양공간으로 제공하는 등 농촌체험관광과 도농교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녹색농촌체험마을은 자연경관과 농업, 주민의 생활문화 등 농촌의 특성을 살린 마을로 조성해 유흥ㆍ위락 위주의 기존 대중관광과는 차별화된 여가서비스를 제공방법으로 사업초기부터 시ㆍ도 차원의 행정지원과 전문가의 컨설팅 등 자문을 효과적으로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 체험마을은 농촌체험활동 서비스 제공은 물론, 농특산물의 가공ㆍ판매, 농가 숙박, 음식물 제공 등 마을여건에 맞는 1ㆍ2ㆍ3차 산업을 연계한 복합 산업화를 유도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지역은 2005년 봉강면 신촌마을이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사업비 2억 원을 지급받아 다음해에 사업을 완료했다. 또 올해 들어 태양광 전기를 이용한 목욕탕과 배즙기 등을 지원받아 농가소득창출과 주민복지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신촌마을의 한해 방문객 수는 2200명으로 농산물판매와 민박운영 등으로 년 3천여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02년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지정된 옥룡면 양산마을은 사토샘물을 이용한 도선국사마을로 명명하고 백운산 자연휴양림과 도선국사 옥룡사지, 동백림을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도자기 만들기, 천연염색, 민박, 박공예, 특산물 판매장 운영 등으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다압면 고사마을이 올해 체험마을로 선정돼 내년 사업으로 농촌체험기반시설 설치(체험농장조성, 생태체험로 정비)와 마을 공동시설 사업(황토찜질방, 공중화장실, 벤치조성)등 마을 경관조성을 정비해 테마가 있는 농촌체험형 관광지로 거듭날 계획이다.

그린투어리즘

농촌생활 체험과 체류형 여가활동인 그린투어리즘은 원래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전원에서 즐기는 관광을 말하며 농촌의 쾌적한 자연환경 속에서 전통문화와 농촌생활을 체험하고 익히며, 전통음식을 즐기는 체류형 여가활동이다. 근래 들어 도시화, 산업화 현상이 심화되어 가면서 도시의 번잡한 생활에 지친 많은 사람들이 맑은 공기와 맑은 물, 수려한 자연경관 속에서의 휴식을 위해 전원을 찾는 일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다.

그린투어리즘이 가져다주는 직접적인 효과는 친환경적인 관광을 통한 자연환경 보존효과로 기존의 상업주의적 이익추구에 치우쳐 관광단지를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자연을 마구 훼손하는 것을 지양하고 자연환경을 보존시킬 수 있다.

또 수익증대로 인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전체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특히 민박이나 전통음식 제공 서비스 분야에서는 여성들의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여성소득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도시와 지역사회의 교류를 통한 상호 거리감 해소를 들 수 있다. 도시의 복잡한 생활을 벗어나 전원에서의 휴식을 원하는 도시인들에게 제공되는 농어촌 지역사회의 정감어린 서비스는 도시와 지역사회간의 거리감을 좁혀주고 격의 없는 교류를 통해 도시와 지역사회 모두 상호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것이다.

경관농업

경관농업은 농산물을 이용한 농촌경관을 통해 지역관광의 자원이 되어 농가소득 증대의 기반이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농업형태다. 농가에서 대량으로 작물을 재배할 경우 농작물의 자라는 모습이나 주변과의 어울림이 독특한 정취를 자아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어 모아 경제적인 이득을 창출하는 것이다. 경관의 대상은 한 개의 무엇이 아닌 일단의 대상군으로 논과 밭에 심겨진 대규모의 유채꽃, 청보리 등이 이에 해당하며 축산의 양떼목장 등도 포함된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식물원 또는 수목원도 원예식물을 이용한 경관농업에 해당된다. 경관농업은 농촌의 특징을 살리면 큰 자본 없이도 가능하며, 농촌체험 등에 인력이 많이 소요되므로 주민들에게 취업의 기회가 많아지고 농ㆍ특산물을 도시소비자를 끌어들여 유리한 조건에 팔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하지만 경관농업은 소규모농업으론 한계가 있다.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선 규모가 있는 경관조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단계인 경관농업은 그래서 대부분 지역의 축제와 연관을 맺고 추진되고 있으며, 이것이 농촌체험마을과 구분되는 부분이다.

이전부터 자생적인 경관농업이 있어 왔지만 정부 차원의 경관농업 지원은 2007년 경관법이 시행되면서 부터라 할 수 있다. 경관법은 경관관리가 미흡한 기존제도를 보완하고 규제 위주의 소극적 경관보전에서 적극적 경관형성을 위한 지자체 활동을 지원ㆍ유도한다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정부는 법제정 이후 경관보전직불제로 시행으로 농경지에 경관작물을 식재함으로써 농지를 보전하고 농촌관광을 통한 지역사회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경관보전직불제는 지자체와 마을간 협약을 체결하고 농지에 경관작물을 재배할 경우 소득 손실액에 대한 보조금(하계작물 ha당 170만원, 동계작물 10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현재 국내 경관농업의 성공사례로는 올해로 6회째 치러진 ‘고창 청보리밭 축제’와 ‘메밀꽃 잔치’, 제 11회째인 메밀꽂 필 무렵의 강원도 평창의 ‘효석문화제’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또 제주도의 ‘유채꽃 단지’, 하동의 ‘북천 코스모스ㆍ메밀축제’, 무안의 ‘대한민국 연 산업축제’, 보성 녹차밭, 우리지역의 매화마을 등도 경관농업 사례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 농촌으로 관광을 떠나는 도시민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농가 소득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농촌관광실태를 조사한 결과 도시 사람들의 농촌관광은 꾸준히 증가했고, 그 가운데 지역의 농 특산물 구매 비율은 2003년 20.3%에서 올해 40.1%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농촌관광객 1인당 지출 비용도 꾸준히 늘어 2003년 5만8721원에서 올해 7만4449원으로 늘어나는 등 농산물 판매를 통한 농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은 더 이상 농가의 어려움이 아니다. 문제는 정성을 다해 생산한 농산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판매할 것인가이다. 도시소비자의 발길을 농촌으로 이끌고 이를 지역 농ㆍ특산물 판매로 견인함으로써 농가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