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축제 다 이유가 있다
성공한 축제 다 이유가 있다
  • 이성훈
  • 승인 2009.10.29 09:07
  • 호수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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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에서 개최하는 축제 명암 ④



적절한 예산투자 성공축제 ‘기본’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한국언론재단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주관으로 지발위 대상 일간지ㆍ주간지언론사 기자 30여명이 우리나라 지역축제 현장을 둘러봤다. 지역문화축제보도 전문연수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연수에서 기자들은 인천세계도시축전, 제6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금산인삼축제 등 유형별로 축제 현장을 견학하고 이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본지에서는 우리 지역 축제 경쟁력을 키우자는 주제로 4회에 걸쳐 기획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인삼과 신비의 건강여행이라는 주제로 해마다 열리고 있는 금산인삼축제는 인삼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민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면서 금산인삼축제 역시 각광을 받고 있다. 금산인삼축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평가 최우수축제로 선정되는 등 지역축제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궁중음식문화를 테마로 장금이 수라간, 생활건강 체험관, 청소년 테마존 운영 등 다양한 계층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킨 것이 성공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프로그램 역시 인삼과 건강을 주제로 다양하게 선보여 관광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홍삼 족욕, 한방모래찜질, 인산 훈증ㆍ좌열 체험  등 건강 체험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특히 올해는 신종플루 영향으로 금산인삼축제는 더욱더 인기를 끌었다.

경기도 이천 도자기 축제는 기존 설봉문화제 부대행사로 개최했던 것을 지난 95년부터 문화관광 축제화를 시도해 성공한 사례다. 이천 도자기 축제는 지역 도자기 요장 참여, 방문객 수용태세 강화, 관광객 참여형 이벤트를 실시해 다른 지역 축제와 차별화를 꾀했다. 또 인근 도예산업도시와 연계해 지난 2001년 세계도자기엑스포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천 도자기축제는 경제적 파급 효과와 지역발전, 지역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축제로 평가되고 있다. 강진청자문화제는 강진 청자를 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한 독창적이고 주체성 있는 축제개최로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996년 시작됐다. 8월 둘째 주에 열리는 강진청자문화제는 올해로 13회를 맞이했으며 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 연속 국가지정 집중 육성축제로 선정됐다.

이들 축제를 살펴보면 하나같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소재의 독창성, 독특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지역산업과 연관 등이 그것. 이각규 한국지역문화이벤트연구소장은 “성공한 축제는 축제기획에서 운영,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 관광상품 개발, 재원확보에 이르기까지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객 위한 인프라 구축

광양시에는 현재 매화문화축제, 숯불구이축제, 전어축제 등 크고 작은 축제가 7개 정도 있다. 이중 매화문화축제가 전국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매화축제는 해마다 100만 명 이상 다녀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매년 처음으로 꽃 축제를 개최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그러나 100만명 규모의 관광객에 실질적인 경제유발 효과에 대해서는 오리무중이다. 매화축제 행사장이 너무 외진데다가 인프라 구축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광양시는 올해 매화문화축제를 대비해 주차장을 확충했지만 주차난은 매화축제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불편함을 여기는 항목이다.

숙박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도 커다란 단점이다. ‘판은 광양이 벌리고 돈은 하동이 번다’는 말처럼 주변에 숙박 시설이 없다보니 인근 하동으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축제현장 건너편 하동을 바라보면 섬진강 주변으로 각종 숙박시설이 즐비하다. 결국 관광객들로부터 매화축제 현장은 지나가는 장소로만 인식되고 있다. 관광객들은 숙박 시설이 잘되어 있는 구례나 하동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이 현실이다.

예산 부족도 축제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매화축제에 책정된 예산은 도비를 포함해 총 2억1500만원. 그러나 인근 지역의 대표 축제 예산에 비교하면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다. 2억 원의 예산으로는 9일 동안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축제 행사 기간을 3~4일로 대폭 줄여야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예산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매화문화축제는 특히 지난해 광양시 대표축제 방문객 조사 및 평가 연구용역 최종결과보고회에서도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시민들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었다.

전남 지역 지자체 대표 축제를 살펴보면 여수 거북선 대축제(4일간)는 9억5500만원, 순천만 갈대축제(9일간) 4억원, 강진 청자 문화제(9일간) 12억원, 함평 나비 대축제(17일간) 9억5천만 원 수준이다. 기간이나 규모를 비교해도 매화축제 예산보다 적게는 두 배, 많게는 여섯 배까지 차이가 난다. 이각규 소장은 “지역이미지 홍보, 지역경제 활성화, 문화예술진흥 등 축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역축제 재원확보의 안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규모에 맞는 적정 예산확보가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