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조합장과 농촌의 미래
농협 조합장과 농촌의 미래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3:02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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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막을 내린 관내 농협조합장 선거는 일부 불법행위가 적발돼 선관위에 고발되는 등 이로 인한 후유증도 만만찮다. 비단 이런 현상은 우리지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관내 농협조합장 선거의 경우 후보들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의 경우 칠순 노인이 폭행을 당하는 등 지역의 또다른 문제를 낳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이러한 현상은 아무래도 조그만 지역에서 선거를 하느라 동네 사람들끼리도 편이 갈라져 그 후유증이 심각해짐을 알 수 있다. 이는 농촌 발전에 주체가 돼야 할 농협이 오히려 반목과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난도 잘못된 조합장 선거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농촌은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농산물 개방으로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쌀 개방 문제로 위기를 맞고 있다. 농민협동운동인 농협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러한 싯점에 농협의 지도자들이 고도의 봉사와 희생정신을 덕목으로 삼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선거과정에 있었던 묵은 감정을 문제 삼아 70대 노인 조합원을 야밤에 그것도 만취상태에서 폭력을 행사한 것은 어떠한 수단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이 본지의 논지다.

분명 조합원들이 선출한 농협조합장은 농촌을 생각하며 지역의 화합과 발전을 이끌 지역의 기관장으로서 협동운동의 지도자임이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을 80년대 군부로 착각한다거나 술만 마시면 이성을 잃고 전혀 다른 사람이 돼 폭행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이는 농민과 조합원의 대표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 공인된 자격이 상실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더욱이 본지 인터뷰에서 나타났듯이 선거 과정에서 표출된 자신의 사적인 감정을 선거가 끝난 1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광기(?)를 부리는 조합장은 이제 퇴출시켜야 한다. 농협 조합장 자리 다툼에 다수 지역민의 가슴에 걱정을 끼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농협은 물론 조합원과 시민단체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많은 농협 단위조합들은 적자와 부실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순수하지 못한 일부 조합장들의 지도력 부족이 한 원인이다. 과열되고 부정이 개입되는 조합장 선거는 결국 조합의 부실로 이어지게 됨을 직시해야 한다. 농협의 발전은 물론 우리나라의 올바른 선거 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이번 조합장 폭력사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실시된 관내 농협 조합장 선거에 농협의 미래가 달려 있음을 천명했다. 정치권의 각종 선거가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다고 해도 이에 앞서 실시되는 조합장 선거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주창했다. 이는 본지뿐만이 아닌 농협 조합원은 물론 농촌 주민들도 모두 같은 바람일 것이다. 조합장은 농민들이 갈망하고 있는 농협의 개혁을 선도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다. 농협은 조합장을 위한 농협이 아니다. 농민 조합원을 위한 농협이고 농촌을 위한 농협이기 때문이다.
 
입력 : 2006년 03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