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들, 회기 중 행사 참석 좀 자제하시지요
의원님들, 회기 중 행사 참석 좀 자제하시지요
  • 이성훈
  • 승인 2009.12.10 09:42
  • 호수 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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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의회 제180회 정례회가 24일간 열리고 있는 가운데 회기 중에도 의원들의 지역행사 참석은 여전하다. 얼굴 알리기에 급급하고 있는 의원들, 여전히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상임위별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전 중마동에서 한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의원들로는 장명완 의장을 비롯해, 서경식ㆍ이서기ㆍ장석영ㆍ강정일 의원 등 총 5명이다. 시의원이 12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 가까운 의원들이 이 시간에 자리를 비운 것이다.

현재 상임위별 예산안 심사는 의장을 제외한 11명이 하고 있다. 의장을 제외하고 한꺼번에 4명의 의원이 자리를 비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특히 이날 행사 때문에 일부 의원은 예산안 심사를 오후로 미루자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하니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내년도 예산을 심의하는 매우 중요한 기간이다. 한 번이라도 더 서류를 검토하고 집행부가 예산을 과도하게 책정하지 않았는지, 불요불급한 사안은 없는지 꼼꼼히 챙기는 것이 지금 의원들이 할 일이다. 단 10분도 자리를 비우기가 아까운데도 의원들은 버젓이 장시간 자리를 비우며 행사에 참석하는 꼴불견을 보이고 있다. 만일 의정지기단이 예산안 심사도 체크 했더라면 과연 의원들이 이렇게 배짱을 부릴 수 있었을까. 

이날 행사도 그렇다. 아무리 지역구 행사라고 하지만 예산안 심사 기간을 감안한다면 당연히 참석을 자제했어야 한다. 상임위 활동을 하지 않는 장명완 의장이 의원들을 대표해 참석하면 될 일이다. 현역 시의원들은 대부분 내년에 지방선거에 다시 한 번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의원들이 한번이라도 더 행사에 참석해 얼굴을 알리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행사 참석에도 때를 구분해야 한다. 행사가 주말이었으면 모르되, 평일이라면 당연히 양해를 구하고 의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것이 당연하다.

의원들은 스스로 처신을 이렇게 해놓고 집행부에서 회의나 행사로 인해 의회에 출석하지 않으면 ‘의회를 무시한다. 왜 회기가 미리 정해져 있는데 행사를 준비했느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자기모순이요, 오만 방자하기 짝이 없다.

앞으로 정례회가 10일 더 남았다. 연말연시라서 평일에도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일과 후나 주말을 제외하고는 제발 회기 중에는 행사 참석 자제를 강력히 요청한다. 그것이 시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는가.

시민들은 행사에서 얼굴 보여주라고 의원을 선출하지 않았다. “시민들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시민들을 대신해 행정을 꼼꼼히 챙기겠습니다.” 제발 당선된 첫날 마음에 간직했던 초심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