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유치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대학 유치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 최인철
  • 승인 2009.12.24 09:57
  • 호수 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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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대 글로벌 특성화 대학 유치 실패가 남긴 후유증은 여전히 강한 여진을 남기고 있다.
광양캠퍼스는 순천시와 광양시의 갈등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문제가 됐고 도시통합 논의과정에서도 전부는 아니다하더라도 순천시와 광양시 주민 간 전무후무한 갈등을 폭증시키면서 결국 커다란 악재가 됐다.

이 과정에서 순천시에 대한 광양시민의 불신, 광양시에 대한 순천시민 불신은 한층 더 견고한 껍질을 갖게 됐다. 이는 비록 수면 아래 가라앉았지만 필연적으로 다시 논의될 수밖에 없는 광양만권 도시통합에 있어 커다란 장애가 될 것이 분명하다.

충분한 사전조율이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어떤 사업이 진행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점을 광양캠퍼스 논란은 우리에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광양시는 다시 치열하게 전개될 대학구조조정을 틈타 연구중심공과대학이라는 새로운 대학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광양캠퍼스 중단 직후 이성웅 시장이 연합캠퍼스 구상을 밝힌데 이어 최근 집행부가 연구중심공과대학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시의회에 보고하는 등 점차 발걸음을 재고 있는 분위기다.

이달 중 사업계획서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고교진학설명회 자리에서는 벌써부터 연구중심공과대학의 장밋빛 청사진이 거론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러나 광양캠퍼스 유치 실패로 인한 지역민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도 않았음을 생각할 때 섣부른 감이 없지 않다. 행정적 책임을 요구하는 시민의 시선도 여전하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 상사’라고 위로라도 하겠지만 자칫 익지 않는 감을 상품으로 만들어 좋은 상품이라고 홍보했다가 실패한다면 다시 한 번 지역민의 자존심에 심각한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정책은 어떠한 경우에도 인기영합이라는 함정에 빠져 추진돼서는 안 된다. 시의 미래발전의 잣대가 될 수 있는 정책일수록 그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무겁다. 무언가 당장 성과물을 내야 한다는 조급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숨고르기, 지금 광양시에 지극히 요구되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