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모 선생 유작 ‘광양의 어제와 오늘’ 사진전
이경모 선생 유작 ‘광양의 어제와 오늘’ 사진전
  • 최인철
  • 승인 2010.01.14 10:04
  • 호수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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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광양문화예술회관서 전시

한국 근현대사의 격동기를 말할 때 이경모 선생을 빼 놓고 이야기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경모 선생은 여순사건을 비롯해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요동치는 한반도 곳곳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온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사의 증언 같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선생이 애착을 갖고 있었던 것이 고향인 광양의 모습을 담는 것이었다. 어린 아이가 소를 몰고 가는 유당공원과 시집 장가가는 당시 결혼 풍습에 이르기까지 해방 전후 광양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당시 광양의 모습을 담은 거의 유일한 기록이 선생의 사진이다. 선생의 사진을 통해 해방 전후 광양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역사인 셈이다.

이경모 선생의 사진전시회 ‘광양의 어제와 오늘’이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8일간 광양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선생이 평소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작업했던 고향 광양의 모습을 담은 45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1996년 10월 8일 광양시문화예술회관 개관을 기념해 연 같은 이름의 전시전 ‘광양의 어제와 오늘’전에 선보인 작품들로, 당시 고 이경모 선생이 자신의 초대전으로 전시된 작품을 광양시에 기증하면서 광양시가 보관하고 있던 사진들이다.

다큐사진은 그 자체가 역사의 재현이자 하나의 공간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다큐의 첫 장을 연 고 이경모 선생은 한국사진사에 있어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이경모는 광양읍 인서리에서 나고 자랐다. 카메라와의 인연은 진로를 고민하던 그에게 선친이 카메라를 선물하면서 시작됐다. 해방직전까지 광양에 눌러앉아 소일하던 선생에게 해방직후부터 전혀 예기치 못했던 ‘현대사 격동의 현장’은 운명이었다.

선생이 한국사진사에 차지하는 영역에서 가장 큰 진수는 무엇보다 여순사건의 기록이다. 1946년 1월부터 호남신문의 유일한 사진부 기자로서 부장직을 겸임했던 그는 신문사 근무중 여순사건과 맞닥뜨린 것. 여순사건을 담은 기록이 선생의 필름이 거의 유일하다는 점에서 선생에 대한 평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들 사진이 전해주는 고발정신과 휴머니즘은 오늘날에도 대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극의 리얼리티가 생생하다.

정부로부터 화관문화훈장(92년)을 받았고, 백상출판문화상을 두 차례(90, 96년) 수상했다. 선생은 일흔 다섯의 나이로 지난 2001년 5월 17일 타계했다.

한편 광양시는 올해 이경모 선생의 사진집 ‘격동의 현장’ 개정판 발간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업비도 이미 확보돼 있는 상태. 오는 7월까지 초간을 발행한 눈빛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시비 3천만원을  들여 고급 양장판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옛 광양읍사무소 활용방안을 둘러싸고 재론됐던 이경모 사진기념관은 아직까지 명확한 사업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은 채여서 건립이 요원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