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선거 ‘찌라시’ 선거 오명
농협선거 ‘찌라시’ 선거 오명
  • 최인철
  • 승인 2010.01.28 09:56
  • 호수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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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선거가 끝났다. 승부인 만큼 웃는 승자가 있는 반면 가슴 아픈 패자도 있는 것은 당연하다.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고 패자는 승자를 축하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한다. 승패를 따지기에 앞서 그들 모두 조합원을 위한다는 마음 하나로 험한 선거판에서 마음 고생한 동지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승자는 패자가 내세운 여러 가지 공약 가운데 꼭 필요한 정책은 과감히 포함해 조합과 조합원 발전에 힘을 싣는 포용이 필요한 때다. 무엇보다 선거기간 동안 갈라진 조합원의 틈새를 메우고 화합하는 일에 당선자 모두 앞장 서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 한 가지만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바로 불법선전물이다. 언제부턴가 농협선거는 이른 바 ‘찌라시 선거’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어느 농협을 막론하고 조합장 선거가 치러지면 나타나는 게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선전물이 은밀하게 조합원들에게 전달되는 일이 관행처럼 굳어져 왔기 때문이다.

이번 광양-다압농협 조합장 선거에도 어김없이 비방 선전물이 나돌았다.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상대를 비방하는 유인물이 길거리에 뿌려졌다. 아예 우체국을 통해 3천여 통에 가까운 편지가 조합원들에게 발송되려던 찰나 제지당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경찰은 유인물 발송자를 확인하기 위해 모 후보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선거의 영향보다 걱정되는 것은 그 비방유인물이 미칠 갈등이다. 서로에게 남겨질 앙금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합원 선거 이후를 걱정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보다 훨씬 강도 높은 갈등을 남기는 것이 조합장 선거라는 선관위 관계자의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그런 마찰을 최소화하는 것은 다름 아닌 공정경쟁이며 깨끗한 선거다. 더 이상 농협선거가 ‘찌라시 선거’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고 조합원들에게 당당한 모습일 수 있도록 반성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