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벼랑 끝 탈출 “이제부터 시작이다 ”
전남, 벼랑 끝 탈출 “이제부터 시작이다 ”
  • 이성훈
  • 승인 2010.05.03 09:37
  • 호수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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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2-0완파 …홈 첫승

박항서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가지 공식 기자회견에서 시종 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내리 4연패를 당한데다가 홈에서 첫 승 신고도 하지 못한 까닭에 얼굴을 다소 초췌했다. 수염도 희끗희끗 기른 폼이 그간의 마음고생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전남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지난 1일 홈에서 열린 수원과의 리그 10라운드에서 전남은 인디오와 정윤성의 연속 골로 수원을 2-0으로 꺾었다. 전남은 이날 승리로 꼴찌에서 탈출,  단숨에 10위로 올라섰다. 지긋지긋했던 연패의 사슬도 끊음과 동시에 홈에서 첫 승을 올리는 기쁨도 맛봤다.

박항서 감독은 특히 지난 달 25일 제주와의 원정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해 이날 경기는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다. 하석주 수석코치는 박 감독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이날 경기를 지휘했다. 박 감독의 부재는 결국 선수와 스태프진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자극제가 됐다. 

전남은 전반 8분 인디오의 빨랫줄 같은 중거리 슛을 골로 연결, 선제골을 일찍 뽑아냄으로써 경기를 비교적 여유롭게 풀어갔다. 뒤이어 정윤성이 전반 37분 쐐기골을 넣으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위기도 간간이 엿보였으나 염동균의 선방과 탄탄한 수비로 수원을 상대로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전남은 지난 3월 14일 대구전에서 3-0으로 승리한 이후 무려 50여일 만에 승수를 쌓았다. 최근 브라질에서 돌아온 슈바가 후반전에 교체 출격해 힘을 보탰다. 전남은 슈바가 복귀함에 따라 더욱더 막강해진 공격력으로 이번 달 남은 5경기에서 최대한 승수를 쌓겠다는 각오다.

남은 5경기 올 시즌  판가름

전남은 5월 첫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 한숨을 돌렸지만 남은 일정을 살펴보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오는 5일 홈에서는 지난해 우승팀인 전북과의 경기를 치른다. 전남은 지난해 전북에 2패를 당했다. 전남이 전북을 상대로 수원전의 상승세를 이끌어 갈지 주목된다.

8일에는 지난해 준우승 팀인 성남이 기다리고 있다. 22일 수원과의 경기가 끝나면 26일에는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경남과 경기를 치르며, 30일 전북과 경기를 마치면 전반기 일정을 모두 소화한다. 전남으로서는 앞으로 남은 5경기 모두 큰 부담을 가지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너무 오랜 시간 터널에 있었는데 다행히 홈에서 첫 승을 했다. 벼랑 끝에 선 심정이었다. 집중력을 갖고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며 수원전을 평가했다.
박 감독은 남은 경기 일정에 대해 “우리는 수원전에 앞서 꼴찌를 경험했었다”면서 “우리보다 약한 팀은 없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전북이 강팀이고 우리가 전력이 다소 약세인 건 사실이지만 홈경기의 이점을 살려 정신적으로 무장을 단단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남은 이번 달 홈 2경기, 원정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최소한 3승을 거둬야만 남은 일정에서 그나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전남이 오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전북과의 경기에서 어린이들에게 큰 선물을 안겨줄 지, 돌아온 슈바의 활약과 인디오가 골사냥을 어느정도 해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