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매실 생산량에도 악영향
이상기후 매실 생산량에도 악영향
  • 최인철
  • 승인 2010.05.03 09:43
  • 호수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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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에 비해 착과율 50% 가량 낮아 농가 시름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시설작물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지역 모든 농작물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피해확산이 우려된다.
일반 노지작물, 특히 매실을 비롯한 과수작목은 물론 벼나 보리 등 곡물의 수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360호 1면 참조>

광양시는 냉해나 습해 등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애호박 등 시설원예작물에 대한 피해조사를 벌인데 이어 지난달 28일 읍면별 관계대책회의를 갖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더나가 지난달 27일부터 내달 6일까지 동해나 저온 피해를 받는 과수 전체를 대상으로 피해조사를 벌이고 있다. 나무의 접목부위 들뜸 현상이나 파열, 갈변 등을 조사하는 한편 꽃눈의 고사 및 기형, 미발달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나갈 예정이다.

현재 광양지역에서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과수작물은 매실이다. 낮은 기온 탓에 벌 등 매개물의 활동 부족으로 인한 불완전한 수정이나 낮은 착과율 등 냉해피해가 곳곳에 발생하고 있다.
광양지역 매실재배면적은 총 1098ha에 이른다. 생산농가는 모두 2974세대이며 지난해 생산량은 8494톤에 달했다. 소득액도 200억 원대를 훌쩍 넘긴 효자 품목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생산량 확보와 농가소득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무엇보다 광양지역 매실 가운데 재배면적이나 생산량 등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백가하 품종의 착과율이 예년에 비해 50% 이상 저조한 착과율을 보이고 있다. 백가하의 재배면적은 모두 461ha, 생산량은 3894톤으로 전체 42%를 차지하고 있다.

두 번째 큰 품종인 남고도 마찬가지다. 233ha 21.2%를 차지하는 남고도 지난해에 비해 20% 가량 착과율이 낮아졌다는 게 농가의 하소연이다. 기타 품종인 청죽이나 옥영, 천매, 고성, 앵숙, 토종 등도 착과율이 저조해 전반적인 생산량 감소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광양매실연구회 서인호 회장은 “이상기후로 인해 냉해 피해를 대부분 입었다. 특히 광양 매실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백가하는 적게는 50%, 많게는 70% 가량 낮은 착과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간다면 생육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상품성도 장담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수정율이 낮아진 것도 문제다. 낮은 기온으로 벌 등 매개물의 활동이 없어진 게 주요 원인이다”며 “시에 대책마련을 요구한 상황이지만 자연재해여서 재해보험 해당여부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재해보험에 해당된다고 해도 가입하지 않은 농가가 거의 50%에 달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상기후의 영향은 다른 작물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실과 같은 과수작물인 배의 경우도 수정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나가 보리의 생육이 늦어지는 것은 주요 곡물작물인 1모작 벼의 모내기 시기도 10여 일 가량 늦어질 전망이다.

대표적인 밭작물인 고추도 예년 같으면 현재가 본격적인 파종시기지만 낮은 기온 때문에 냉해피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돼 대부분의 농가가 파종시기를 미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