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
봉사,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
  • 박주식
  • 승인 2010.07.05 09:08
  • 호수 3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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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사람들-김병수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자원봉사자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봉사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말로만 다음에 다음에를 반복하며 게으름을 펴고 있을 뿐이지요.”

광양YWCA 무료급식소에서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는 김병수 씨는 “누구나 시작하면 다 할 수 있는 것이 봉사”라며 “봉사를 하다보면 자신을 낮은 자세로 뒤돌아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공부”라고 강조했다.

“낮은 자세로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공부”

그는 “봉사는 열심히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1시간을 하더라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는것이 더 중요하다”며 “봉사를 받는 사람과 약속을 저버리지 않고 계속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김병수 씨가 자원봉사의 길에 들어선 건 IMF를 겪으면서 모두가 힘들어 했던 시절이다. 당시 회사에서 반장직을 맡고 있던 그가 다시 반원으로 강등되며 어려움이 찾아온 것이다. 회사를 그만둘까 고민도 했지만 그는 스스로 눈높이를 낮추고 현실을 인정하며 순응했다. 또 ‘이렇게 갑자기 어려움이 닥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부터 나보다 더 어려운 주변을 돌아보는 안목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그의 동료가 사고로 다리를 잃게 됐고 그로인해 지체 장애인 사무실을 자주 찾아가 조금씩 그들을 도우며 봉사를 배워 갔다. 그곳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봉사를 펼치는 많은 이웃들이 함께했다. 그는 그들과 함께하며 우리사회엔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한 지인으로부터 광양YWCA 무료급식소를 추천받아 참 봉사의 길에 들어섰다.

시간 부족하면 휴가내고 봉사활동

그가 광양YWCA 무료급식소에서 하는 일은 지역의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일.
교대근무를 하는 그는 야간 근무를 마치면 퇴근과 함께 무료급식소로 바로가 도시락을 싸는 일을 돕는다. 그리고 정성으로 마련한 도시락을 들고 옥룡으로 봉강으로 그를 기다리는 독거노인들을 찾아간다. 그리고 다시 무료급식소로 돌아오는 시간이 11시. 이때부턴 무료급식소를 찾는 노인들의 수발에 나선다.

하지만 때론 이런 시간들이 지켜지지 않기도 한다. 도시락을 받는 대상자들이 모두 독거노인들이기에 그들이 갑자기 아플 땐 병원도 모셔드려야 하고, 이런저런 심부름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감 따는 일까지 돕고 나서는 그는 시간이 부족할 때면 아예 회사에 휴가를 내고 일을 돕는다.

김병수 씨는 “지금의 노인들은 갖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피와 땀과 희생으로 오늘과 같은 우리나라를 일궈낸 고마운 분들”이라며 “지금이 어렵다 해도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으며,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칠성아파트 상가에서 ‘우리 미용실’을 운영하는 박경애 씨와 결혼 21년차인 그는 “아내가 모든 것을 이해하고 지원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감사하다”며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자녀들이 사회에 나가 부지런한 일꾼이 대접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박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