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마땅한 어린이 합창단 위촉식
못마땅한 어린이 합창단 위촉식
  • 지정운
  • 승인 2010.08.02 10:18
  • 호수 37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시청 대회의실에서는 소년소녀 어린이 합창단원 위촉장 전달식이 열렸다. 이날 전달식에는 26명의 어린이 합창단원과 학부모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시에서는 임영호 문화홍보담당관이 위촉장을 전달했다. 간단한 전달식이 끝난 후 의문이 생겼다.

성인 합창단, 국악단 위촉장 전달식에는 시장ㆍ부시장ㆍ국장 등이 참석해 축하해준 반면 어린이 합창단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던 것.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시장이 오지 않은 것에 대해 못내 아쉬워하는 반응이었다. 의원들조차도 이날 전달식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시장ㆍ부시장ㆍ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위촉장 전달식이 격하되거나 소홀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양새로 보면 이번 소년소녀합창단 위촉장 전달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지난 주 국악단, 성인 합창단 위촉장 전달식에는 시장, 부시장 등 간부 공무원들이 참석해 축하했다. 우리지역에서 최초로 결성된 합창단, 국악단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당시 이성웅 시장은 단원들에게 일일이 위촉장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시립예술단장을 겸하는 장태기 부시장도 이날은 상당 시간을 할애해 예술단원들의 마음자세를 강조하는 일장 연설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번 소년소녀합창단 전달식에서는 문화홍보담당관이 전달하는 것으로 끝났다. 왜 시장, 부시장은 참석하지 않았을까.

시는 이번 위촉장 전달식을 간소하게 치르기 위해 시장, 부시장의 참석을 고려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추진했다고 해명했다. 또 순서와 상관없이 지난주에 시장, 부시장이 참석한 것은 지난주 위촉장 전달식이 시립 예술단의 첫 출발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지난주에 소년소녀합창단 위촉식을 갖고 이번 주에 성인 합창단, 국악단 위촉식을 가졌다면 소년소녀 합창단에 시장이 참석하고 성인 합창단, 국악단 위촉식에서는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합리적인 설명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과연 소년소녀합창단 위촉식을 먼저하고 성인 합창단을 나중에 했으면 시장, 부시장이 참석하지 않았을까? 어른들은 어느 행사에 참석하면 어린이들과 달리 누가 참석하는지 단번에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시의 해명처럼 순서가 바뀌었을 경우 시장이 참석하지 않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한 가지 더 아쉬운 것은 위촉장 전달식이 있던 시간에 시장, 부시장이 청 내에 머무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부속실에 확인 결과 이성웅 시장, 장태기 부시장은 그 시간 집무실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업무가 있었다면 모를까 집무실에 있었다면 참석해서 어린이들을 격려해줬어야 옳다. 주관 부서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보고를 받았다면 위에서 먼저 참석해 축하해주고 격려해 주려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

이성웅 시장은 민선 5기를 출범하면서 광양발전 100년 대계 밑그림을 제시했다. 100년 대계는 현재의 기성세대들을 위한 것이 아닌 자라나는 세대들을 위한 것이다. 후손들에게 경쟁력을 갖춘 동북아 자유무역 도시를 건설해주기 위함이다. 이 시장의 의지가 이렇다면 이번 소년소녀합창단 위촉식에 참석해 어린이들을 격려하고 꿈과 희망을 제시했어야 한다. 이 시장은 100년 대계를 크게만 설계할 것이 아니라 조그마한 부분에서도 꼼꼼히 체크하고 특히 자라나는 세대들에 대해서는 더욱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