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나간 소리 하지 마!” 막말하는 의장님
“정신 나간 소리 하지 마!” 막말하는 의장님
  • 지정운
  • 승인 2010.09.06 09:47
  • 호수 3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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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신문 이번 호 1면에 게재된 숯불구이 축제 행사와 관련, 행사장을 놓고 포스코 측과 시가 공동으로 무대를 설치해야 한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무대를 공동으로 설치하면 예산 절감효과는 물론 축제 집중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문화홍보담당관실, 광양읍, 숯불구이 축제 준비위원회, 광양시의회, 포스코 등 다양한 기관에 문의하고 취재를 시작했다. 그러나 취재를 하던 중 기자는 어느 기관 수장으로부터 모욕감을 느낄 정도의 언사에 충격을 받았다.  

다름 아닌 박노신 시의회 의장이다. 지난 3일 옥룡 죽천보건진료소 준공식장에서 박 의장을 만나 무대 공동 설치에 대해 의견을 여쭤보니 대뜸 하는 말씀이 “정신 나간 소리 마라! ”며 면박을 줬다. 박 의장은 “내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  농담처럼  묻는 것 같아 이같이 대답했다”고 해명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신나간 소리”라는 막말을 해서야 되겠는가.

‘정신나간 소리’ 발언을  기자에게 농담으로 했던 진담으로 했던,  이것은 별개의 문제다. 바로 의장이 가지고 있는 의식이 문제인 것이다. 시장과 의장은 시에서 가장 큰 어른이다. 지역에서 존경받고 시 발전을 이끌어 가야할 어른이 이렇게 함부로 말을 한다는 것이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기자가 권력은 아니다. 하지만 기자에게 이렇게 막말을 하니 일반 시민들에게는 어떻게 대할지 의문스럽다.

취재를 하다보면 기자들도 욕을 얻어먹을 수 있다. 심할 경우에는 서로가 다투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건은 사정이 다르다. 지역에서 가장 큰 어른이 이렇게 말을 함부로 한다면 시민들이 시의회를 어떻게 바라볼 지 걱정된다. 자신의 주장이 타당하다면 근거 자료를 내놓고 설득하며 자기주장을 관철시키면 될 일이다.

박노신 의장은 “서천변 잔디광장에 무대를 만들어 함께 사용하는 것에 찬성한다”며 “다만 이곳에는 1천 명정도의 사람밖에 수용할 수 없어, 많은 수가 참석하면 행사 진행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숯불구이 축제에서 그 장소에 설치한 의자수가 2천개가 넘는다. 또한 주변 빈터도 감안하면 5천명도 넉넉히 넘을 정도로 넉넉한 장소다. 확인도 하지 않고 ‘1천명’을 말하는 것도  시의회 수장으로서 옳지 않은 모습이다.

우리는 그동안 말실수로 곤욕을 치르는 리더들을 숱하게 많이 봐왔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도 ‘세치 혀의 몰락’은 여실히 드러났다. 의장뿐만 아니라 적어도 리더이면 처신도 그에 맞게 해주길 바란다. 어느 기관 수장이 권력인 양 시민들과 해당 직원들에게 군림한다면 ‘권위’가 아닌 ‘귄위주의’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