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요일제 취지 몰라서야
승용차 요일제 취지 몰라서야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5:51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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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승용차 요일제 의무 시행 첫날인 그제 광양시청과 광양경찰서 등 관내 공공기관에서는 공무원은 물론 청사를 방문하는 민원인들 사이에 간간이 실랑이가 목격되기도 했다.

토·일요일을 제외한 요일별 5부제 형태로 참여 요일이 적용되는 방식에 대한 홍보 부족만은 아닌 것 같다. 시행 첫날을 놓고 보면 일단 합격점을 주기에는 좀 거리가 있다.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정부 취지대로 공공기관이 에너지 절약에 앞장선다는 취지에서 솔선수범하자는 것인데 일부의 경우처럼 승용차를 주변 공터나 상가 등에 주차해 그 취지를 무색하게 한 것은 공무원이건 방문객이건 마찬가지였다.

차량 운행 자체를 줄이자는 취지의 요일제를 피해 가는 차량에까지 다시 단속이라도 해야 할 판국 아닌가.

이 방법보다 자발적인 절약에 호소하면 더없이 좋겠지만 호응을 얻기 어렵다는 것을 시민 모두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정부 통계를 보니까 에너지 빈국에서 1년간 쓰는 석유를 드럼통에 담아 서울에서 부산까지 늘어놓으면 무려 649차례나 왕복할 엄청난 양이고, 일주일 쓰는 석유 소비량만 해도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을 꽉 채울 정도라면 실로 어마어마하다.

에너지 위기 가시화에 대비해 절약운동을 시작했으면 제대로 해야 한다.
기존의 원유도입량을 전제하면 올해 가계와 기업은 약 6조원의 추가 부담을 져야 할 형편이다.

그래서 정부는 장·차관 차량의 배기량을 낮추고 각종 회의를 영상회의시스템으로 대체하는 한편 노타이 차림으로 근무하는 등 에너지 절약형 공공기관의 모범을 보인다 해도 궁극에는 민간부문에 파급될 때 그 실효가 커질 것이다.

광양시도 전자 태그를 도입해 요일제 참여 차량에 대한 자동차세 감면 등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몸무게를 줄이려고 페인트칠을 벗긴 캐세이패시픽의 누드 화물비행기,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각종 규제폭탄(산업표준)을 쏟아내는 중국, 국가 에너지 전략으로 탈석유 최우선 정책을 내세운 일본보다 사실 더 강력한 제도를 내놓아야 하는 게 우리의 처지다.

아끼는 것도 우선돼야겠지만 대체 에너지 개발이나 산유국과의 외교협력을 바탕으로 한 에너지 확보 등 그 대책은 보다 전방위적이어야 한다.
승용차 요일제는 다만 그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입력 : 2006년 06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