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수험생의 쪽지 격려
어느 수험생의 쪽지 격려
  • 이성훈
  • 승인 2010.09.27 09:29
  • 호수 3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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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선수들 큰 감동, 꼭 보답하겠다”


지난 24일 점심시간. 전남드래곤즈 구단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회사를 나서다가 직원 한명이 운전석 창문에서 쪽지 하나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그저 차량에 꽂혀있는 광고물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직원은 무심히 그 쪽지를 없애려고 했지만 글을 보고 읽는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쪽지는 전남드래곤즈에 아주 관심이 많은 고3 여학생의 편지였다. 쪽지의 내용은 요즘 안팎으로 힘든 일이 많은 드래곤즈를 격려하는 글이었다.

편지에는 “수능이 55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서 경기장보다는 매일 도서실에 가고 있지만, 드래곤즈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강합니다. 내일 25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전남의 승리를 기원하고 항상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남드래곤즈에 항상 좋은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쪽지를 전달받은 주장 염동균은 “학창 시절 중 가장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지금도 항상 드래곤즈에 지속적으로 관심과 사랑을 가져 주심에 감사한다. 우리도 학생들에게 항상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그 수험생도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얻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쪽지의 크기만큼은 무엇보다 작았지만, 쪽지에 담긴 전남드래곤즈에 대한 마음은 그 무엇과도 비교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드래곤즈 관계자는 “격려 사연이 적힌 쪽지를 홈페이지에 올려 사연의 주인공을 찾을 예정”이라며 “수능이 끝나는 11월 12일 이후 쪽지 작성자가 재학중인 학교를 선수들과 함께 방문해 드래곤즈가 받았던 감동을 쪽지 주인공과 재학생들에게 열배로 돌려줄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쪽지의 힘에도 불구하고 전남은 25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치고 말았다.           

이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