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 예비군훈련장 부근 땅속, 폐기물‘가득’
금호동 예비군훈련장 부근 땅속, 폐기물‘가득’
  • 지정운
  • 승인 2010.12.20 09:12
  • 호수 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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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각 터파기 현장서만 3600톤 처리…부지 전체 수만톤 이상 매립 추정

이순신대교와 연결될 금호동 예비군 훈련장 인근의 교각설치 터파기 공사 중 다량의 폐아스콘과 폐콘크리트가 발견돼 광양시가 조사에 나섰다.

최근 광양시에 따르면 지난 11월 17일 향토예비군교육장 부지에서 교각설치 공사를 하던 포스코 건설측이 폐기물이 매립된 사실을 신고해 왔다고 밝혔다.

이곳은 여수산단진입도로 4공구 11번 교각 설치 현장으로, 확인 결과 이곳에선 폐아스콘과 폐콘크리트가 불법 매립돼 있었고, 시는 12월 초부터 21일 까지 3600톤의 폐기물을 폐기물처리업체를 통해 처리토록 했다.
그러나 문제는 남아있는 폐기물. 처리된 폐기물이 3600톤 정도임을 감안하면 이곳 부지 전체에 매립된 폐기물은 최소 5배에서 많게는 수십배 이상 될 것이란 추정이다.

현행 도로공사 중 용지 내 발생된 불법폐기물 처리범위 규정은‘공사계획 및 공사설계에 따라 굴착하지 않은 지역은 폐기물로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례에 따르고있다. 많은 불법 폐기물이 주변에 매립돼 있지만 이를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하지만 규정에 따라 잔존하는 폐기물을 처리하지 않더라도 언제 누가 이곳에 불법폐기물을 매립했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이곳은 광양제철소 부지로 외부에서 불법 매립을 시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광양제철소나 포스코 건설 등 이곳을 출입할 수 있는 업체가 불법 매립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에 시는 포스코와 포스코 건설을 상대로 부지조성 시점 확인을 요구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30여 년 전 부지조성 과정에서 외부에서 반입된 폐기물이 매립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누가 얼마나 많은 양을 매립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잔존해 있는 폐기물 처리방안에 대해서는“원인자를 알 수 없는 상황이므로 전체를 파내고 처리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공사가 있을 때에 그 부분만 처리하는 쪽으로 법률검토를 마쳤다”고 밝혔다.

포스코 건설 관계자는 “공사를 위해 땅을 파다보니 폐기물이 나와 한쪽에 치워놨고, 처리는 포스코 측에서 했다”며 “우리는 전남도로부터 공사를 수주해 공사만 할 뿐 신고나 처리할 권한도 없어 우리와는 무관한 일” 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불법 폐기물의 매립 경로와 시간, 범위 등을 다각도로 조사 중”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처분이 뒤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허형채 환경보호국민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다량의 폐기물 매립이 확인된 이상 부지 소유자인 포스코가 이를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포스코가 책임있는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정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