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우리 계곡을 건강하게 지키자
휴가철 우리 계곡을 건강하게 지키자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6:07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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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여름 피서철을 맞아 우리지역 4대계곡 등이 본격적인 휴가철에 시달리는 계절이 돌아왔다. 매년 이때가 되면 많은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 동료들과 백운산 4대 계곡을 찾게된다. 이른바 대규모 파괴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맘때가 되어 내가 다녀본 많은 계곡과 해변들을 떠올리다보면 그네들이 겁에 질려 소리치는 것같아 나조차도 몸서리가 쳐진다. '사람이 어디론가 이동하는 것 자체가 파괴이고 훼손이라고' 누군가로부터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해서 나름대로 멋있는 휴가계획과 함께 어렵사리 적지않은 시간과 돈을 준비해두었는데 꼼짝않고 집에서 보낼수만은 없는 노릇 아닌가.

떠나긴해야한다. 모처럼 갖게되는 자연과의 만남이다보니 맘껏 자연이 주는 혜택을 누려야겠다는 마음일게다.

그러나 꼭 이 말을 기억했으면 한다. '내가 남기고 올 것은 내 발자국과 사진 몇장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심지어는 풀 한포기, 돌맹이 하나라도 건들지 않고 그 자리에 온전히 있게 두자는 굳은 결심을 하고 또 해보자.

우리나라의 휴가문화는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드높다. 많은 환경선진국들을 거울삼아볼 필요가 있다. 국립공원에 들어설때는 기껏해야 물과 수건한장 혹은 사진기 정도가 고작이다.

취사가 가능한 곳은 극히 일부지역으로 한정해놓고 관리도 철저하다.

국립공원 지역이 아니더라도 계곡가에서 얼굴을 씻는것조차도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이런 행동으로 망신당한 적이 허다하다. 수 년전 우리나라의 환경점수는 142개 나라중에 136위였다.

지금은 60위권으로 많이 상승하긴 했지만 세계 11위의 무역국임을 감안할 때 여전히 환경후진국임은 틀림없다. 고도의 경제성장과 정보산업의 발달에 비추어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한참이나 뒤떨어진 종류의 문화가 몇 있다.

음식문화, 장묘문화가 그렇고 휴가문화가 또한 그렇다. 기다려지는 여름 휴가철. 이번엔 예전과 다르게 보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좋을 듯 싶다. 가져간 쓰레기나 물건은 하나도 남김없이 되가져오는 것은 기본이다. 이것은 환경의식의 문제라기보다는 양심의 문제이다.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는 자연에 숭배하는 마음으로 다가가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마음속의 화와 상처를 말끔이 씻어버리고 오자. 일상생활에 찌든 때를 정화시키고 오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연을 배우고 오자. 즐거운 여름 휴가는 자기 스스로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계곡과 바다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계곡과 바다에 사는 풀과 물고기 그리고 새들이기 때문이다.

올 여름, 자연파괴운동의 한 주역이 아닌 건강한 휴가문화운동의 선두자가 되길 바란다.
 

입력 : 2006년 07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