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일정 없는 하나투어의 다도해 크루즈
광양 일정 없는 하나투어의 다도해 크루즈
  • 이성훈
  • 승인 2011.04.25 09:34
  • 호수 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능 여파로 광양~시모노세키를 오가는 광양훼리의 여객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다. 광양훼리를 이용하려는 승객 90% 이상이 예약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고 하며 이 사태의 여파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광양시청 공무원이 일본 견학 차 떠나던 중 선상에서 실종되는 사고도 발생, 지난 1월 취항한 카페리호의 여객난은 더욱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중에 광양훼리와 시, 컨공단 등 기관들은 화물유치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여행 프로그램 역시 차별화를 통해 전략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고민 속에 나온 프로그램이 하나투어의 다도해 크루즈다. 광양훼리는 이달 말부터 2015년까지 하나투어와 함께 매 주말(토, 일) 광양비츠호를 이용, 주말크루즈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도지역의 새로운 관광 상품을 개발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해외에도 남도관광 인프라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이다.

하지만 하나투어의 여행일정을 살펴보면 광양의 관광지 경유는 물론, 이곳에서 단 한 차례도 점심을 먹지 않는 등 우리지역과 전혀 별개로 짜여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우선 하나투어 프로그램 일정을 살펴보면 토요일 오후 4시 광양비츠호 승선-저녁 6시 광양항 출발-여수 향일암-다도해 금호열도-광양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

프로그램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섬진강 레일바이크-순천만 갈대밭-다도해 크루즈(1박)-지리산 노고단과 거가대교~외도/해금강-다도해 크루즈(1박)-지리산 노고단 등 두가지 다. 하나투어는 또한 선내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 여행객들에게 크루즈의 묘미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우리 지역과는 단 하나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 관광지를 들리는 것은 고사하고 지역에서 단 한차례 점심도 먹지 않는 것으로 나와 있다. 결국 광양항을 기착지로만 이용할 뿐 지역경제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2월 카페리호 취항 기념식때도 지적됐다. 하나투어 측은 비츠호에서 다도해 크루즈 여행 계획에 대해 설명했었는데 여기에서도 광양 일정은 없었다. 이후 시에서는 수정할 수 있도록 협의한다고 했지만 여행 일정 윤곽이 잡힌 후에도 여전히 광양은 빠져 있다.

광양시도 하나투어의 주말 크루즈 일정에 발끈하고 나섰다. 시 관계자는 “광양항을 이용만 하고 우리지역 일정이 전혀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하나투어 측에 일정 수정을 강력히 촉구한 상태다”고 밝혔다. 카페리호 활성화에는 광양훼리 뿐만 아니라 전남도, 컨공단, 광양시 등 각 기관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광양시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관광진흥과를 신설하는 등 다른 기관보다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투어가 추진하고 있는 주말 크루즈 프로그램이 우리지역을 이용만 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광양시는 말로만 하지 말고 하나투어에 강력히 항의, 광양시 일정을 포함시켜야 한다. 만일 하나투어가 이대로 일정을 추진할 경우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카페리호에 시민들의 공분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광양시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