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웃음이 곧 내 행복”
“아이들 웃음이 곧 내 행복”
  • 이성훈
  • 승인 2011.05.16 09:15
  • 호수 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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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가르치는 백운초 김민철 교사

“자 C코드를 한번 잡아보세요. 맑은 소리가 나게 손가락이 다른 기타줄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중동에 있는 광양 백운초등학교(교장 조용환) 6학년 3반 교실은 수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3시면 아이들의 기타소리가 들린다. 이 시간만 되면 교실안은 기타 소리에 아이들 웃음소리,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에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아이들은 생소한 기타를 만져보며 또 다른 매력에 빠진다.  

현재 백운초 기타반에는 18명의 학생이 기타를 배우고 있다. 기타 수업은 수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후 3시부터 5시. 3시부터 4시까지는 자율적으로 연습하고 4시부터 한 시간 동안 본격적으로 기타를 배운다. 5~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타를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은 지난해 백운초에 부임한 김민철 교사다.

지난 3월 개강한 기타반 교실에 18명의 아이들은 푹 빠져 있다. 배운지 이제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아직 기타 코드도 낯설고 코드를 변경할 때도 서투를 때가 많다. 음도 제대로 잡지 못해 맑은 소리보다는 둔탁한 음이 날 때가 많다. 오랜 시간 동안 기타를 만지고 있으면 손가락이 얼얼해지기도 한다. 어려운 코드를 잡을 때면 더욱더 힘들다. 하지만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기타 삼매경에 푹 빠져 있다. 

김 교사는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선생님이다. 기타도 치지만 아이들과 공도 차면서 늘 가깝게 지낸다고 한다. 가끔 간식도 한 턱 쏘는 등 아이들에게는 인기 만점 선생님이다. 기타를 배우고 있는 백승호(6-4) 학생은 “선생님을 따라 코드를 배우면서 기타줄을 튕기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고 웃었다.

그는 “배운 지 얼마 안돼 아직 초보지만 선생님이 우리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재밌게 가르쳐 주셔서 늘 기타 배우는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기본기를 어느 정도 익히면 2학기에는 이중주를 연습할 계획이다. 김 교사는 “매일 연습하지만 각종 행사, 공휴일, 방학 등을 감안하면 배울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집중력을 키워 학습 효과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철 교사의 고향은 경북 포항이다. 보통 고향이 포항이라면 가족 중 누군가 포스코에 근무하는 사람이 있을 법 한데 김 교사는 광양과의 인연이 전혀 없다. 지난 2002년부터 교편을 잡기 시작한 그는 대학 졸업 후 전남 지역으로 시험을 봐서 이곳에서 교직 생활을 하고 있다. 백운초에 오기 전에는 동초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김 교사는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지 않겠느냐”며 “교사생활하기 전에 전라도는 한 번도 온 적이 없었는데 이곳에서 생활해보니 음식도 맛있고 전체적으로 만족한다”고 수줍게 웃었다.
학생들은 솜씨 뽐낼 날을 기다리고 있다. 김민철 교사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기타를 다룰 줄 알면 학내 행사가 있을 때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재밌게 배우고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도 아이들과 기타를 함께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틈틈이 기타도 배우면서 자신의 취미를 살려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