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사태, 미숙한 행정이 아쉽다
승부조작 사태, 미숙한 행정이 아쉽다
  • 이성훈
  • 승인 2011.07.11 10:02
  • 호수 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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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은 현재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감독이 바뀌면서 창단 후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는 수비가 안정돼 실점도 낮고 골은 많이 넣지는 않았지만 승부처마다 적절히 이기는 경기를 펼쳐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성적으로 올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남은 그러나 마음이 도통 편하지 않다. 하루빨리 이 악몽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해성 감독을 비롯해 구단 임직원들의 얼굴도 하나 같이 수척한 모습이다. 성적은 좋은데 왜 이렇게 어두운 표정일까. 대부분 알겠지만 ‘승부조작’ 사건 때문이다.  

지난 7일 창원지검은 승부조작과 관련 발표했는데 전남이 무려 4명이 연루돼 구속됐다. 나머지 다른 팀 구단 선수 중에서도 지난해 전남에 몸담았던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연루되는 바람에 전남으로서는 이래저래 오해를 사게 되는 처지에 남았다.

이번 검찰의 승부조작 수사 과정을 살펴보면서 구단의 미숙한 행정을 지적하고 싶다. 구단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전남은 지난 달 24일 정윤성이 승부조작 가담으로 구속됐을 때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검찰 수사 발표 전에 관련 내용을 공개해 논란이 일자 사과문을 긴급히 삭제하는 등 허점을 보였다. 

이 사과문 외에 전남의 공식 입장은 아직 없다. 7일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구단은 여전히 침묵이다. 승부조작 파문이 커지자 전남은 다른 팀으로부터 이미 승부조작 사실을 알고 선수들을 이적 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타 팀 팬들은 잇따라 의혹을 부추기며 전남을 사기집단으로 매도하는 등 구단 이미지는 갈수록 추락했다. 하지만 구단은 끝까지 침묵했다.

검찰수사와는 별개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입장을 밝혀 더 이상 오해를 사지 않아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남의 미숙한 행정은 이 번 뿐만 아니다. 전남은 지동원이 영국 선덜랜드로 이적하던 과정에서도 단 한차례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노코멘트’로 일관, 빈축을 샀다.

이런 까닭에 지동원이 어느 팀으로 가고 연봉은 얼마를 받는 지 온갖 추측성 보도가 난무했으며 마치 전남이 돈으로 지동원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샀다.

구단에서 중간에 질서 정리를 한번 정도 해줬어야 하지 않느냐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상처를 받을대로 받은 만큼 받은 전남은 앞으로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구단과 선수는 죄가 있다면 마땅히 댓가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터무니 없는 소문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검찰은 현재 다른 구단을 상대로 연루 정황이 있는 선수들을 하나둘씩 파헤치고 있다. 앞으로 전남 소속 선수들이 또 다시 연루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말이다.

선수들이 불려가고 구단에 대해 온갖 음해성 추측이 앞으로 나돌게 될 때도 전남은 또다시 침묵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