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구한 비촌마을 김치수 이장 ‘미담’
인명 구한 비촌마을 김치수 이장 ‘미담’
  • 홍도경
  • 승인 2011.08.16 10:11
  • 호수 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상면직원과 함께 사투 끝에 부상자 후송
김치수 이장

토사에 휠 쓸려 중상을 입은 주민을 인근 마을 이장과 진상면 공무원들이 사투 끝에 119구급대까지 후송해 미담이 되고 있다.
제 9호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진 지난 7일 밤 진상면 지계마을 주민 강 모씨(63세)가 집 뒤를 살피던 중 갑자기 불어난 토사에 휩쓸려 척추가 심하게 다치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산사태로 도로가 막히고 물이 범람해 차량을 움직일 수 없어 가족과 주민들은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진상면 직원들과 119구급대가 지계마을로 접근을 시도했지만 지계마을에서6Km나 떨어진 비촌마을까지 밖에 갈수 없었다. 이를 지켜보던 김치수(55세) 비촌마을 이장은 자신의 갤로퍼 RV차량을 끌고 나와 지계마을로 가겠다고 말했다. 계속된 폭우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산사태로 주변사람들은 만류 했지만 김 이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박현수 진상면장과, 김춘근 진상면 산업팀장도 김치수 이장을 도와 함께 가기로 결정하고 지계마을로 출발했다. 걱정했던 것처럼 비촌마을에 지계마을까지 가는 6Km는 험난하기만 했다. 평소에 10분도 안 걸릴 거리였지만 허벅지까지 물 이찬 도로와, 산사태로 인해 큰 돌이 도로를 막고 있어 1시간이 걸렸다.

김치수 이장은 “큰 돌로 도로가 막혀 있는 곳에는 면장님과 팀장이 함께 돌을 치워 가며 마을로 향했고, 웬만한 산사태 지역은 차량이 손상되더라도 사람을 먼저 살려한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달렸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1시간의 사투를 벌인 끝에 지계마을에 도착한 김 이장은 허리를 다쳐 움직이지도 못한 강씨를 태우고 다시 119 구급차가 기다리고 있는 비촌마을로 향했다.

돌아가는 길도 쉽지만은 않았다고. 김 이장은 “환자를 싣고 있어 조심히 운전을 해야 했고, 차량이 오랜 시간 물에 잠겨서인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럴 때마다 진상면장과 산업팀장이 차량에서 내려 차량을 밀어 겨우 119구급대까지 인계할 수 있었다.

박현수 진상면장은 “김치수 이장의 축사도 수해를 입어 물을 빼야 할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명구조를 위해 자신과 차량을 희생하는 마음이 대단하다”며 “김이장의 차량과 수해복구를 위해 사용을 하다 고장난 페이로더 수리비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치수 이장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다”며 “평소 내가 오지랖이 넓어 남의 일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나보다 진상면장님과 산업팀장이 고생이 많았다”며 “다음에도 이러한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를 당한 강 모씨는 현재 척추를 심하게 다쳐 성가롤로 병원으로 후송돼 지난 9일 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