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은 말라가는데…
섬진강은 말라가는데…
  • 지정운
  • 승인 2011.10.04 09:29
  • 호수 4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암댐 물 광주천 송수에 지역 환경단체 ‘강력 반발’

주암댐 물을 광주천으로 보내기 위한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광양지역 환경단체들이 이에 강력 반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또 섬진강 하류 지역 유량확보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수수방관하는 시의 태도와 지역 정치권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환경보호국민운동본부와 환경보전송암회 등 지역 내 8개 환경단체는 지난달 26일 공동 명의의 성명을 통해 “섬진강 주암호 물의 광주천 공급을 광양시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며 “수수방관하지 말고 섬진강 환경행정 협의회를 긴급 소집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환경단체들은 주암댐 물을 끌어가려는 광주시의 계획에 분노했다.
환경단체들은 “섬진강 하류의 바다화 현상이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광주시가 사업비 93억 전액을 국비로 확보해 올해 말까지 주암댐에서 광주천까지 1천mm관로 5.5km를 매설, 하루 10만톤 씩 직접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성대한 기공식까지 했다”며 “섬진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고 광주천만 살리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수자원공사에 대해 “섬진강 하류 주민의 생존권을 위해 일 55만 톤을 취수하는 죽천 취수장을 폐쇄하는 섬진강 물 공급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양시에 대해서는 더욱 서운함을 내비쳤다.

이들은 “섬진강 환경행정협의회에 매년 3500만원씩 분담금을 지급하는 광양시가 섬진강 수질관리 및 환경보전을 위한 협의회가 무엇을 했는지 공개하라”며 “지금이라도 섬진강 환경행정협의회를 긴급 소집해 섬진강 하류 주민들의 생존권과 생태계에 미치는 유량확보 방안을 강구하고, 매일 10만 톤씩 광주천에 공급하는 계획을 섬진강 하류로 우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환경단체들은 “광양시 의회도 전라남도 의장단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마련하고, 상수원의 물을 가져다 하천 유지에 사용하려는 광주시의 발상을 즉각 철회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형채 환경보호국민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섬진강의 바다화와 수량부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광주시가 이러한 계획을 수립해 국비를 요청하고 수자원에도 요청하는 동안 국회의원이나 시장 등 지역 대표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느냐”고 소리를 높였다.

허 국장은 “광양시도 문제점을 다 알고 있으면서 성명서가 나오자 부랴부랴 대책을 만든다고 나서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행정에 다름 아니다”며 “한국수자원공사, 국토해양부의 근시안적인 정책에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까지 눈먼 장님이 돼 허둥지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