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현수막 홍수, 해법은 없나
불법 현수막 홍수, 해법은 없나
  • 이성훈
  • 승인 2011.10.17 09:27
  • 호수 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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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8일 광양시는 생활주변 기초ㆍ법질서 확립으로 품격 있는 글로벌 명품 도시를 조성코자 각급 기관, 단체, 기업체 대표 250여명이 참여해 기초ㆍ법질서 지키기 범시민 실천다짐 결의대회를 실시했다.
하지만 요즘 도심 곳곳을 다니다보면 광양시가 명품 도시를 만들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바로 불법현수막 때문이다.

곳곳에는 지역 단체들이 게시한 서울대 백운산 무상양도 반대 현수막을 비롯해 탱크터미널 반대, 아파트 광고, 각종 민원 현수막이 무분별하게 걸려있다. 시는 이런 현실을 뻔히 알면서도 눈치가 보여 철거는커녕 수수방관하고 있다.

시도 나름대로 고충을 털어놓고 있고 한번이라도 더 시민들에게 백운산 무상양도 논란의 현실을 홍보하며 지역을 지키려는 백운산 시민행동 측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불법 현수막으로 인한 부작용이 늘어나고 있다. 지역 현안을 놓고 곳곳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핑계로 삼아 상업성 광고 현수막과 민원 현수막들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게첨대에 일정액을 지불하고 광고하는 상업주들로서는 손해를 보고 있다며 억울해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시 곳곳이 현수막 공해다. 당장 시청 주변만 한 바퀴 돌아보더라도 시민들은 얼마나 현수막에 시달리고 있는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입장을 알리는 것은 이해하지만 요즘에는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광양시가 명품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초질서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시가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불법현수막을 비롯해 광고 간판 등이 철저히 정비돼야 한다. 인구 유입을 위해 공무원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런 기초질서 조차 바로잡지 못한다면 외지 사람들이 광양시에 정착할리 만무하다. 

현 상황에서 시가 백운산 관련 현수막을 정리하기에는 불가능하다. 차라리 이렇다면 관련 단체들이 스스로 정화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현수막을 게시한 지도 한 달이 넘었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충분히 홍보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시민들도 서울대의 백운산 무상양도 움직임이 얼마나 잘못되어 있고 정치권에서도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들도 잘 알고 있다. 모두가 백운산 지키기 시민행동 측에서 다양한 여론 호소 운동과 각종 집회, 정치권에 대해 항의를 꾸준히 펼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홍보 방식도 한 단계 더 발전했으면 한다. 

이와 함께 공익성 현수막의 게시 기준을 마련해보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앞으로 지역 현안이 갈수록 늘어날 것인데 이럴 때마다 여론을 눈치 보며 침묵하고 있을 수는 없다.

차라리 이렇게 하면 어떨까. 불법 상업 광고는 시기와 상관없이 엄격히 단속하고 이번 백운산 무산양도처럼 지역 전체 현안이 담긴 공익성 현수막들은 일정 기간 동안 어느 정도 허용해주는 것이다. 이런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깔끔한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