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신체의학
정신신체의학
  • 광양뉴스
  • 승인 2011.10.24 09:55
  • 호수 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량진 순천 성가롤로병원 정신과 과장


모든 생명체는 주변 환경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그 환경에 적응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환경의 큰 변화가 오면 어떤 종은 멸종을 하고 또 어떤 종은 살아남아 새롭게 진화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공룡의 멸종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최근의 연구에서는 현재의 조류, 즉 새가 과거 일부 공룡들이 살아남아 진화되어 왔다고 밝혀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지구상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생명체가 멸종하기도 또 새로운 종으로 진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오랜 지구의 역사보다도 짧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면서 도리어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맞서왔습니다. 물론 도리어 이러한 발전이 역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그에 대한 값비싼 대가를 치루고 있습니다. 인간과 환경은 서로 공존해야하는 필수적인 관계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환경에 대한 적응과 생존을 위해 인간의 정신과 신체도 진화되어 왔습니다.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부분에서부터 점차 정서반응과 같은 복잡한 기능들이 생겨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할 수 있는 사고 기능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정신과 신체를 크게 구분을 해본다면 생명활동 부분, 무의식적 부분, 의식적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편의상 구분을 위해 나누긴 하였지만, 사실 정신과 신체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인간이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해 가도록 돕습니다. 서로 긴밀하게 연결이 되어 있다 보니, 한쪽이 아프면 다른 쪽에도 영향을 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암 환자분이 건강한 사람보다 우울증에 더 잘 걸릴 수 있는 것과 같이 신체적 질병이 정신기능에도 나쁜 영향을 주어서 정신의 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역으로 정신의 병이 생겨도 신체에 악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로 우울증 환자분들이 내과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다양한 신체증상을 보이거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심장병, 당뇨병과 같은 신체질환을 더 악화시킵니다. 이렇듯 정신과 신체는 서로 때어서 생각할 수가 없는 존재입니다.

사실 정신과 외래에 오는 많은 환자분들은 정신이 괴롭고 아프다고 의사에게 호소하지 않습니다. “머리가 아파요”, “어지러워요”, “쓰러질 것 같아요”, “눈이 침침해요”, “목에 뭐가 낀것 같아요”, “가슴이 답답해요”, “가슴이 아파요”, “가슴이 우둔거려요”, “몸에 기운이 없어요”. 잠깐 필자가 기억을 해보아도 많은 증상을 호소하는데, 환자분들이 표현하는 증상들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분석을 해보면 이 많은 증상의 표현은 신체이지만 그 이면에는 정신의 병이 있고 그 영향으로 신체적인 증상으로 표출이 된 것입니다. 이제는 건강과 질병에 대한 연구와 치료에 있어서 환경, 정신, 신체간의 상호작용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러한 의학을 ‘정신신체의학’이라고 합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앞으로도 많은 연구와 치료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의학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