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생활체전 경축행사 누구를 위한 공연인가?
도민생활체전 경축행사 누구를 위한 공연인가?
  • 지정운
  • 승인 2011.10.31 09:27
  • 호수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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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천만 원 들인 공연… 관람객 기껏해야 몇 백명

개회식 끝나며 내빈들 ‘식사’하러 썰물

제23회 전남도민생활체전 및 제15회 전라남도민의 날 기념 축하 공연에 대해 말들이 많다. 공연 규모에 비해 이를 보고 즐길 관람객 수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축하공연에는 국내 유명 가수들이 대거 참석했고, 무대 장치는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시 관계자는 “무대 장치 제작비용 3천만 원에 연예인 출연료 등을 고려하면 대략 5~6천만 원 이르는 비용이 소요되는 대규모 공연”이라며 “그럼에도 매년 행사가 끝난 뒤 열리는 공연이란 취약점 때문에 대부분의 시ㆍ군에서 관람객의 외면을 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축하공연은 개회식이 있던 지난 25일 저녁 6시에 시작됐다. 하지만 공연 초반 주 무대 앞에는 고작해야 70여명 안팎의 관람객이 자리를 잡았을 뿐 나머지는 텅 비어 행사 관계자는 물론 지켜보는 이의 마음도 안타깝게 했다.

공연 사회자는 간간이 운동장으로 찾아오는 관람객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
시간을 다소 넘겨 하나둘 찾아오는 관객과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공연 중간에는 운동장에 배치한 의자 정도는 겨우 채울 수 있었지만 이 공연을 성공적이라 평가하기엔 관중이 너무 부족했다.

관람객 부족은 날씨와 장소, 시간의 문제로 집약된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일부 관객의 경우 한 겨울을 방불케 할 정도로 두꺼운 옷차림도 볼 수 있었다. 갑자기 날이 추워졌다고는 하지만 10월 하순의 밤은 상당히 싸늘하다.

공연 장소도 시민들과 동떨어져 있다. 당초 시에서는 서천 체육공원을 주장했지만 이는 여러 가지 이유로 묵살됐다는 후문이다. 도민생활체전이지만 사실상 지역을 순회하며 열리므로 지역민과 함께하는 것이 옳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이해 할 수 없는 결정이다. 이러다 보니 몇 안 되는 관중 앞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인원동원을 맡은 이는 좌불안석이요, 공연을 하는 연예인도 애가 탄다. 제대로 된 공연이 될 리 만무하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매년 반복된다는 점이다.
도민생활체전이 도민의 날과 함께 열리는 것은 지난 1997년 강진대회부터이다. 이전에는 11월, 9월, 10월에 열리다 이때부터 10월 25일로 고정됐다.

생활체육대회가 이름 있는 정치인들의 집회 장소가 된 것은 거론치 않더라도 관중 없는 공연을 피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행사의 공감대 확산을 위해 공연 시간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한 공무원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

지정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