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종사자 대체 휴무제는 남 얘기인가
사회복지 종사자 대체 휴무제는 남 얘기인가
  • 이성훈
  • 승인 2011.12.19 09:23
  • 호수 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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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광양읍사무소에서는 위스타트 광양마을 내년도 예산 및 사업 심의가 열렸다. 두 시간 동안 열린 회의에서 예산안과 사업안 모두 원안 가결됐으나 위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다름 아닌 직원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것.

이날 프로그램을 살펴보던 위원들은 모두 혀를 내둘렀다. 일 년 동안 50개 가까운 많은 프로그램을 모두 소화시킬 수 있겠느냐는 염려와 직원들의 휴일에 대한 지적이 잇따른 것이다. 위스타트의 내년도 프로그램 중 복지 사업은 가족캠프, 가족체험, 문화체험 등 22개다.

대부분 학기 중에 실시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주말에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하루에 끝나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가족캠프나 체험 프로그램 등은 1박 2일짜리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위스타트 직원들은 제대로 휴일을 찾지 못하고 고스란히 주말을 직장에서 보내야 할 일이 많다.

휴일수당이나 야근수당이 지급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예산부족을 이유로 이들에게 휴일ㆍ야근 수당은 남 이야기다. 예산이야 그렇다면 대체 휴무제 도입을 검토해 볼 수 있다. 광양시는 위스타트 직원들에게 재량껏 대체 휴무를 하라고 권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서로 눈치도 보이고 명확한 기준도 없기 때문에 사용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올해도 각종 프로그램 진행으로 위스타트 직원들은 주말 휴일 20여 일 정도를 직장에 고스란히 헌납했다.

사회복지 종사자들도 엄연히 가족이 있고 한 사회의 구성원이다. 이들 역시 휴일에는 쉬어야 하고 적절한 휴식이 있을 때 대상자들에게 더욱더 질 높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 사회복지 종사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복지에 종사하고 있으니 더 많이 봉사하는 것은 당연하지” “당신들 희생으로 복지 대상자들이 더욱더 많은 혜택을 입는다면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는 선입견들이다. 이런 까닭으로 전국의 수많은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과도한 희생정신을 강요당하며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 복지직에 종사하면서 ‘봉사’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희생까지 강요하는 것은 지나치다.

광양시는 이번 기회에 대체 휴무제에 대해 확실히 약속해야 한다. 수당도 지급하지 못하면서 대체 휴무제까지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이들은 내년에도 또다시 ‘희생’과 ‘봉사’에 얽매여 쉴 수 있는 권리를 빼앗기고 만다. 시는 주말에 일을 하면 반드시 적절한 휴식을 주는 것을 제도로 못을 박아야 한다.

그래야 위스타트 직원들도 휴식을 취하며 좀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것 아닌가. 더 이상 복지 종사자들에게 과도한 희생을 강요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