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벌어도 내 힘으로 사니 행복”
“적게 벌어도 내 힘으로 사니 행복”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10.30 09:49
  • 호수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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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광양지회 밤 가공으로 일자리 창출
지난 27일 오전 10시 광양읍 목성아파트 상가의 한 점포. 점포 앞에는 한 차량 운전자가 밤이 담긴 포대를 연신 내려 놓고 있었다. 그러자 노인일자리센터의 김일용 센터장과 간사가 이를 상가 안으로 나르고 있었다. 그곳에는 할머니들이 둘러 앉아 연신 밤을 까고 있었다. 대한노인회 광양지회 취업센터 밤가공 탈피와 알밤수정 작업장이다. 33.3㎡(10평) 남짓 되는 점포다.

대한노인회 광양지회 취업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인다. 김일용(62)센터장은 새벽 5시면 집을 나선다. 밤을 각 가정에 배달하기 위해서다.
“센터장님 오셨어요. 늘 수고하시네요.”
목성리의 75세 주점순 할머니. 김일용 센터장이 매일 아침 자신의 집으로 배달되어지는 밤 자루를 건네받으며 나누는 인사다. 할머니는 이때부터 알밤 수정작업에 들어간다. “노인회가 일자리를 창출해줘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예전 하루의 일과는 경모정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다반사였는데, 지난달부터 집에서 밤 작업을 시작하게되면서 수입이 쏠쏠하거든요.”

할머니가 한달에 번 돈은 70여만원이다. 매일 10kg 들이 밤 4포를 손질해 하루 2만여원 정도의 소득이 생기는데, 하루도 걸른적이 없다. 할머니는 지난 9월부터 노인회가 만들어 준 어르신들의 소일거리에 참여하고 있다.
할머니는 ‘쉬는 날엔 집에만 콕 박혀 있는 것’이 ‘인생 자립기’의 전부는 아니다. “다음달까지 하는 밤 작업을 마치면 친구들이랑 가까운데 놀러 가야지.”라며 환하게 웃는다.
김일용 센터장은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문화재 발굴 등을 주선하고 있는데,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과거를 잊어버리고 인생을 새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일하고 있다”며 “취업 이후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에 가족들도 좋아한는 등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광양지회(회장 주일현)는 지난달부터 밤 가공작업에 임하고 있다. 노인들의 일자리창출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결과물이다. 광양지회는 경남 진주로 달려가 밤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설정식품 관계자를 만나 설득에 설득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100여명의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