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리듬
생체 리듬
  • 광양뉴스
  • 승인 2012.01.0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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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량진 순천 김량진 정신과 원장
‘불면증’의 가장 큰 특징은 잠을 자려고 애쓸수록 잠이 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통 일반사람들은 몸이 피곤하면 잠이 오고, 잠을 통해 심신의 피로가 사라지고 재충전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불면증 환자분들은 몸이 피곤해도 잠을 이룰 수가 없고, 잠을 자려고 애쓸수록 잠이 더욱 오지 않고, 잠이 들어도 쉽게 깨어나게 됩니다. 이렇듯 불면증은 정상적인 수면과 각성의 리듬에 이상이 오는 병의 일종입니다. ‘수면과 각성의 리듬’이란 인간이 자고 깨는 하루 생활의 리듬을 의미하며, 이를 ‘생체 리듬’ 또는 ‘생체 시계’라고도 합니다.

1960년대에 독일의 아쇼프라는 학자에 의해 ‘생체리듬’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실험에서는 완전히 시간을 알 수 있는 외부적인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지하 실험실에서 생활하도록 했습니다. 취침과 기상 시간이 모두 달랐던 사람들이 지하 실험실에서 지내면서 점차 비슷한 시간대에 자고 깨어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실험 결과 인간에게는 자고 깨는 일정한 리듬, 즉 ‘생체 리듬’이 있음이 밝혀졌고, 이 리듬이 하루 24시간 아닌 ‘약 25시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들은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을 만들어 놓고, 그 생활에 자신들의 ‘생체 시계’를 맞추어 가면서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생체 리듬’ 또는 ‘생체 시계’는 2살 이후부터 잘 발달이 되며, 노화가 되면서 리듬의 변화가 생깁니다. 또한, 생체 리듬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로는 태양 빛, 지구의 자전, 식사, 활동, 여성의 월경주기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인간이 스스로 조절해 볼 수 있는 것으로는 식사와 활동입니다. 음식을 통해서는 수면과 관련된 우유와 같은 ‘낙농식품’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활동은 낮 시간 동안의 움직이는 양이 많은 것이 좋습니다. 불면증이 있는 어떤 환자분들은 잠을 이루게 할려고 저녁 늦은 시간에도 운동을 많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생체 리듬의 유지를 위해서는 격렬한 운동이나 활동은 오전에 많이 하는 것이 좋고, 이완과 연관되는 운동과 활동을 저녁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체 리듬은 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조절이 되는데, 흥미로운 것은 멜라토닌의 분비는 빛에 의해 차단이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빛이 풍부한 낮 동안에는 멜라토닌의 양이 적고, 빛이 부족한 밤에는 멜라토닌의 양이 많게 되어, 우리 몸의 생체리듬을 조절합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밤에도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집에서도 밤에 빛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 많아 자연그대로의 생체 리듬을 유지하기란 힘이 들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집안이나 사무실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고,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있고, 여름에는 장마철이 많은 경우에는 충분한 태양광을 사람들이 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여름과 같은 계절에 태양광선에 과도하게 노출되어서 피부질환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적절한 빛을 흡수한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학기술이 발달하다 보니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게 되었는데, 태양광선의 유해한 자외선을 제거하고 같은 강도의 빛으로 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이 바로 ‘광치료’라고 합니다.

대개 불면증의 광치료에서는 자외선을 제거한 자연 그대로의 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불면증은 ‘생체 리듬의 장애’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가장 중요한 점입니다. 따라서 수면에 좋은 식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고, 운동과 활동은 주간에 충분히 해 주는 것과 함께, 오전과 낮 시간동안 태양광과 같은 강도의 빛을 충분하게 흡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