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유료 입장 방침을 환영한다
초등생, 유료 입장 방침을 환영한다
  • 이성훈
  • 승인 2012.01.09 09:56
  • 호수 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남 드래곤즈가 올 시즌 연간권 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K-리그 스프릿 시스템(승강제로 인해 강등되는 팀을 정하는 것)으로 홈경기 수가 증가해 연간권 판매 금액이 4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됐다. 이에 따라 K리그, FA컵 대회 25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올 시즌 전남의 경영 전략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초등학생 입장을 유료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당일 입장권 가격을 살펴보면 성인(7천원), 중고생(3천원)은 작년과 동일하며 초등학생은 무료에서 2천원으로 판매가를 책정했다.  전남은 AFC와 프로축구연맹에서 정확한 관중집계와 무료입장 관중 지양에 따라 경기 당일 입장권 초등학생을 유료로 전환한 것이다.

전남은 지난 시즌까지 초등학생을 무료로 입장시켰다. 이에 따라 경기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초등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단점도 있다. 무엇보다 초등학생들에게 ‘프로축구 경기는 공짜’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점이다. 

전남은 지난 시즌부터 유료 시스템을 실시한 까닭에 예년에 비해 관중이 조금 줄었지만 유료 관중 시스템이 정착됐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경기장에 관중들이 가득 찼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관중 대부분이 공짜 관중이라면 모기업에만 의존할 수 없는 구단으로서도 현실적으로 큰 부담이다. 

올 시즌 초등학생 유료화로 어린이 관중이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구단은 조금도 흔들릴 필요가 없다. 구단으로서는 공짜 관중 10명 보다는 유료 관중 1명이 더 중요하고 그것이 원칙에 맞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도 올해부터는 돈을 내고 봐야 하는 만큼 전남에 대한 애정과 경기장 내에서의 질서 등 책임 의식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 초등학생 유료 입장으로 바뀐 것을 계기로 축구 관람 문화도 좀 더 성숙해져야 한다. 우리는 ‘공짜’와 ‘대접’이라는 좋지 못한 문화에 익숙하다. 특히 축구장에서 이런 악습은 더욱더 팽배하다. 지난해부터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공짜표’와 좋은 자리를 요구하며 ‘대접’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전남을 사랑하고 선수 한명 한명에게 관심을 가질리 만무하다. 차라리 경기장에 오지 않는 편이 더욱더 낫다. 올 시즌부터는 팬들이 먼저 이런 악습을 고쳐야 한다. 구단 역시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제 3월이면 K리그가 개막한다. 전남은 창단 18년 동안 아직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이런 까닭에 올 시즌 각오도 비장하다. 특히 올해가 ‘용의 해’이기 때문에 구단도 그렇고 팬들도 전남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팬들은 경기장에 가서 열렬히 응원할 것이다. 올 시즌은 매 경기마다 유료 관중들로 가득 차고 성숙한 응원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