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수면 장애
렘수면 장애
  • 광양뉴스
  • 승인 2012.03.1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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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김량진 순천 김량진 정신과 원장
이 전 기사에서 필자가 언급했듯이 수면은 렘 수면과 비렘 수면으로 나뉘어지고 하룻밤에도 서로 교대로 나타나는 특성이 있습니다. 즉, 수면 초기에는 비렘 수면이 출현하다가, 수면이 진행되면서 비렘 수면과 렘 수면이 주기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렘 수면의 ‘렘’은 영어의 'REM'으로 ‘Rapid Eye Movement'의 약자로서, 영어 뜻 그래도 빠르게 움직이는 안구의 운동을 말합니다. 렘 수면의 특징은 일명 ’꿈 수면‘이라고도 하는데, 그만큼 인간의 뇌가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잠을 자면 뇌도 잠을 잘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신과 신체는 교대로 휴식을 취합니다. 수면 중에는 정신이 휴식을 취하면 신체가 활동을 하고, 신체가 휴식을 취하면 정신이 활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렘 수면 중에 뇌 활동을 측정하는 실험을 해보면, 뇌파에서는 얕은 잠을 자는 상태와 비슷하고, 다른 뇌기능검사(기능성 뇌MRI, PET검사 등)에서는 후두엽의 활성이 가장 많고, 측두엽과 같은 뇌 부위의 활동이 많은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후두엽은 시각 기능과 관련이 있고 측두엽은 인간의 기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아, 꿈에서 현실처럼 형상이 보이고 평소에 생각지도 않았던 기억이나 내용이 꿈 속에 출현하는 것이 이해가 될 것입니다.

렘수면 단계에서 잠이 깨면 꿈을 기억하게 되지만, 비 렘수면 단계에서 잠이 깨면 꿈을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사실, 인간은 매일 밤 꿈을 꿉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매일 밤 꿈을 꾸는데도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비렘 수면 단계에서 깨어나고, 전체 수면에서 렘수면이 약 25% 정도로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렘 수면과 같이 정신활동이 활발할 때는 신체는 휴식을 취하는 게 정상인데 바로 이러한 조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꿈에서는 누군가와 싸우기도 하고, 다를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기도 하고, 하늘을 난다거나 바다로 들어간다거나 하는 등 이성적이고 상식적이지 않는 모든 활동이 가능합니다. 꿈 작업 동안 신체가 활동을 하지 않는 조건하에서는 이러한 활동은 정신적으로만 가능하게 됩니다.

하지만 꿈 작업 동안 신체가 휴식을 취하지 않게 되면 깨어 있는 것처럼 정신활동과 신체활동이 같이 일어나게 됩니다. 자면서 누군가와 심하게 다투듯이 고함을 지르거나, 심하면 손과 발을 휘저어서 옆에 자고 있는 사람이 다치게 된다거나, 몸을 움직여서 방 밖으로 나가버린다거나 하는 위험한 행동이 발생하게 됩니다.

바로 수면 중 이러한 행동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을 ’렘 수면 장애‘라고 합니다. 대부분 '렘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분들은 수면 중에 자신이 한 행동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병원에 방문하는 경우도 본인보다는 같이 생활하는 배우자나 가족들이 너무 힘들거나, 다쳐서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렘 수면 장애’ 환자분들은 노년층이 많으며, 일부 환자분들은 ‘치매’, ‘파킨슨병’과 관련이 있습니다. 많게는 20 -25% 정도로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는데, 실제 필자가 보는 임상에서도 ‘렘 수면 장애’환자들 중 일부는 치매나 파킨슨병의 증상의 한 부분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는 수면을 보면 다른 질병이 보인다는 말도 있는데, 바로 이러한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가 생각합니다.

현재 수면의학회에서도 ‘렘 수면 장애’가 의심이 되면 반드시 치매 검사와 운동계 질환과 관련된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렘 수면 장애’는  비교적 약물반응이 좋은 편이고, 동반된 치매나 파킨슨병이 일찍 발견된 경우에는 경과가 더 좋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