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티투짱’아닌‘정가을’입니다
‘레티투짱’아닌‘정가을’입니다
  • 이혜선
  • 승인 2012.03.26 09:42
  • 호수 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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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통역 봉사원 정가을 씨

2012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 개막식에서 베트남 참사관 응웬티민히엔의 통역을 맡은 정가을 씨(25)는 베트남 출신으로 매화축제 통역 자원봉사자 중 유일한 외국인이다.

광양시 항만통산과에서 통번역 자원봉사원을 모집할 때 지원서를 내, 이번 축제기간 동안 통역까지 맡게 된 정 씨는 한국에 온지 이제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국어 구사 능력이 수준급이다.

정 씨는 “첫 날은 긴장을 너무 많이 한데다 날씨까지 추워서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개막식 날엔 베트남 참사관님이랑 친해져서 통역하는 게 좀 수월했어요.”라며 환하게 웃으며 그 날을 회상했다.

한글이 좋아 올해 한글 이름으로 개명도 했다. 한글 이름을 정가을로 정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성은 한국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의 성이고 원래 이름인 레티투짱이 가을 꽃이라는 뜻이어서 정가을로 정했다. 개명한 후 발음하기 편하다며 시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셨단다.

한국어를 배울 때 가장 많이 도움을 줬던 사람은 남편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공부만 시키는 것 같아서 원망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남편 덕분에 지금 이렇게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한국에 정착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어서 행복하다는 정 씨는 광양에 거주하고 있는 결혼 이민자들이 한국말을 열심히 배우고 자기계발을 통해 이곳에서 잘 정착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정 씨는 앞으로 사이버 대학에 진학해 한국 문학을 정식으로 공부해 한국어로 좋은 글을 써보고 싶다며 한국어 사랑을 내비췄다.

한편 다문화가족센터에서 베트남 통번역사로 3년 째 근무하고 있는 정 씨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여성들의 언어 문제를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