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첫번째 꽃축제 인식 벗어나 개화시기에 맞춰야
기자수첩-첫번째 꽃축제 인식 벗어나 개화시기에 맞춰야
  • 이성훈
  • 승인 2012.04.02 09:59
  • 호수 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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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간의 국제매화문화축제가 끝났지만 매화마을은 이제야 매화가 서서히 군락을 형성하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축제기간 보다 더욱더 많은 관광객들이 앞으로 2~3주 정도 매화마을을 다녀갈 것을 보인다. 군락을 이루는 매화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전국의 상춘객들이 광양 매화마을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매화 세상을 보고 그 향기에 취하고 싶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광양을 찾는다. 해마다 매화축제 때면 개화시기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서 허탕 치는 일이 많았고 올해도 마찬가지 였다. 일주일만 늦게 축제가 시작됐으면 하는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더군다나 이번 축제는 봄비에 이어 강풍이 불어대는 바람에 더욱더 하늘을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자연의 이치를 바꿀수 없다. 추운 날씨에 보일러를 틀어 매화를 피게 할 수도 없고, 바람을 멈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사람이 자연에 맞춰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매화축제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꽃 축제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을 갖는다. ‘봄=매화=광양’이라는 인식이 이제 관광객들에게 어느 정도 각인되어 있다. 하지만 이 타이틀은 매화축제 개최 시기를 정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제는 여기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 꽃 축제를 먼저 한들, 전혀 문제될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꽃’이지 ‘타이틀’이 아니기 때문이다. 꽃 축제에 꽃이 피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무의미한 축제가 되고 만다. 전국의 상춘객들은 매화를 보러 오는 것이지  다른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서 오지 않는다. 매화가 활짝 피어있다면 그 자체가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다. 다른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등 조절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내년부터 매화축제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꽃 축제’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개화시기에 맞춰 추진해야 해야 한다.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매화는 보통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에 만개한다. 매화는 한 달 정도 오래 피기 때문에 설령 3월 중순에 만개 하더라도 이쯤에 축제를 개최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물론 자연의 이치를 정확히 맞출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꽃이 피어있을 때 축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처럼 썰렁한 현장에서 축제를 한다면 관광객들은 이제 매화축제에 대한 환상보다는 실망을 먼저 하게 될 것이다. 내년부터는 좀 더 느긋하게 축제시기를 조절해 활짝 핀 매화 세상에서 관광객들을 맞이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