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서 더 빛나는 탁구선수 전영수ㆍ전연정 농아인 부부
함께라서 더 빛나는 탁구선수 전영수ㆍ전연정 농아인 부부
  • 정아람
  • 승인 2012.04.23 09:41
  • 호수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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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짓과 마음으로 나누는 ‘행복’

선천적 청각 장애인인 전영수(남ㆍ33)씨는 국가대표를 꿈꾸는 탁구 선수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지난 2005년 취미로 시작한 탁구 인생. 그는 해마다 체육대회에 출전해 1위를 차지했다. 성적이 좋다보니 국가대표의 꿈도 꿨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아직까지 너무 높은 벽이다. 영수 씨는 “국가대표를 하기엔 금전적 능력이 부족해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에게는 탁구 말고 가족이라는 큰 보금자리도 있다.

지난 2010년 나주에서 열린 체육대회에서 지금의 부인인 전연정(27) 씨를 만났는데 1년 간 사랑하다가 지난해 11월 결혼했다. 연정 씨는 탁구를 잘 치지 못하지만 남편 옆에서 묵묵히 응원해주고 남편이 꿈을 이루기 위해 힘을 보태주고 있다. 연정 씨는 임신 4개월로 부부는 올해 부모가 된다. 청각 장애인의 설움. 일반 사람들은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고통이다. 영수 씨는 “사람들 중에 싫은 말을 들으면 차라리 귀가 멀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면서 “이 답답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쓰디쓴 그 어떤 말도 차라리 듣고 살고 싶다”고 청각 장애인의 애틋한 심정을 전했다.

부부는 현실이 어렵지만 서로 의지하고 지켜주는 동반자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들리지 않고, 말할 수 없지만 서로의 사랑만큼은 어느 누구보다도 뜨겁다. 부부는 “농아인들을 무작정 외면하지 말고 일할 기회를 줘서 평가를 받게 했으면 한다”고 간절히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