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리 재취항, 신중한 접근 필요
카페리 재취항, 신중한 접근 필요
  • 이성훈
  • 승인 2012.07.16 09:44
  • 호수 4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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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걸려도 철저히 분석, 대비해야
광양시가 지난 주 카페리 재취항을 놓고 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첫 번째 실패를 교훈삼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는 현재 우선협상대상자인 ㈜창명라이온스의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카페리 재취항에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꼼꼼히 따져보면 시가 카페리 재취항에 서둘러야 하는지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전남도의 60억원 지원 문제. 시와 전남도는 4년간 120억원을 지원할 예정인데 전남도가 현재로서는 지원해줄지 불확실하다.

전남도가 주저하는 이유는 예산 지원의 형평성 때문이다. 전남도에서 국제 카페리 운항이 중단된 곳은 광양과 목포 2곳 이다. 목포~중국 상하이 국제항로는 지난 2002년 11월 개설했지만 5개월 만에 중단됐다. 이후 2006년 7월 운항이 재개됐다가 승객 감소와 선사의 자금난으로 한 달 만에 또 중단됐다. 목포시는 카페리 재개를 위한 용역을 현재 실시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전남도가 선뜻 광양시에 60억원을 지원해준다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화물유치도 관건이다. 카페리 취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화물유치가 절대적이다. 화물과 여객이 7대3정도의 비율로 고정 화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반적인 시각이다. 카페리 핵심은 관광이 아닌 물동량 창출이라는 결론이다. 

전남도에는 농수산물을 비롯해 국가 산단도 있어 일본까지 가는 물류는 풍부한 수준이다. 하지만 수 십 년간 루트를 개척했던 기존 사업자들이 부산에서 광양으로 쉽게 발길을 돌리겠느냐는 것이다.

화물 유치는 광양훼리에서도 꾸준히 추진해왔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포스코에도 화물 유치에 협조를 구했지만 일부 코일제품을 시험적으로 운송한 것으로 제외하고는 더 이상 진전이 없었다. 지난 토론회에서 우선사업대상자인 김상겸 창명라이너스 대표 역시 화물 창출에 대해서는 “솔직히 자신 없다”고 밝혔었다. 

무엇보다 대외 신뢰도다. 카페리 운항을 중단한 후 광양시가 그동안 호남, 충청권, 수도권을 대상으로 추진했던 관광객 모집, 화물 유치 등은 모조리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카페리를 재개할 경우 그동안 했던 노력을 모두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카페리 재개 여부가 아직 확실치 않아 우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만일 조만간 재개한다면 원점에서부터 다시 계획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윤필 참여연대 상임대표는 “카페리가 왜 실패했는지 철저히 분석하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 지역경제 활성화, 관광 수익 등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한데도 시는 성급하게 재취항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신중히 접근하는 것이 또 다른 실패를 방지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 공무원은 “만일 카페리가 성공 가능성이 있었다면 사업자들이 서로 달려와 유치하겠다고 발 벗고 나섰을 것”이라며 “전남도 화물 유치, 관광객 활성화에 도움 된다면 오히려 광양보다는 전남도가 주선해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일침했다.

윤영학 항만통상과장은 “창명이 초기 자본금을 갖추고 정식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도지사에게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윤 과장은 “올해 꼭 카페리를 재개 하는 것은 아니다”며 “시에서도 충분히 검토하고 두 번 다시 실패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