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가마는 어디가야 볼 수 있나
숯가마는 어디가야 볼 수 있나
  • 지정운
  • 승인 2012.10.15 09:25
  • 호수 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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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꽃, 그리고 맛의 어울림!’이란 주제로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서천변 일원에서 개최된 제11회 광양전통숯불구이 축제가 마무리 됐다.

하지만 이번 축제는 지역 자율방범대를 비롯한 수많은 봉사단체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초의 계획과는 동떨어진 ‘그 나물에 그 밥’인 축제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축제도 몇몇 가수들과 야시장들만 재미를 본 행사였다는 시민들의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번 축제는 광양읍을 대표하는 단체를 중심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민간 주도의 축제로 발전을 유도한다는 목표 아래 기존 축제 방식을 탈피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해 한단계 향상된 축제를 지향했었다. 또 시민과 관광객이 만들고 참여하는 체험형 축제를 통해 축제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번 축제는 시작 전부터 삐걱 거리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불거진 문제는 행사 참여업소 선정 과정이었다. 광양전통불고기 보존회 소속 업소들이 한우협회의 행사 참가를 문제 삼으며 갈등은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축제추진위원회는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추진위가 참여 업소 선정에 발목을 잡히며 에너지를 소진한 결과는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났는데 가장 큰 문제는 체험거리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숯불구이 축제의 가장 큰 비판은 체험거리가 없이 단순한 먹거리에 치우친 행사라는것이었다. 이를 의식해 추진위는 숯가마터를 재현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선을 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에 축제장에 나타난 숯가마터는 좁은 부스에 놓인 몇 장 사진으로 대체됐다. 그나마 석쇠 만들기 코너가 있어 ‘민망함’은 덜했지만, 가마터 재현을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행사장 일부에라도 숯가마터가 만들어지고, 전통 방식으로 숯을 만들고, 판매하는 모습을 원했다.

그러나 이같은 바람은 처음부터 환상이었다는 지적이다. 추진위가 내놓은 9월 18일자 추진계획에는 아예 숯가마터 제작 예산은 없었고, 사진 등으로 대체하기 위한 준비가 시작됐다.

이번 축제의 전체 예산 1억5000만 원 중 부대체험행사 비용은 477만 원이다. 전체 예산의 3%에 불과한 금액이다. 이런 예산으로 체험행사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손 바닥으로 하늘 가리는’격이다.

이같은 예산의 문제와 더불어 행사 추진위가 완전한 민간도 아닌 그렇다고 행정기관도 아닌 어정쩡함에서 오는 소명의식 부재, 고생만 하고 칭찬은 듣지 못하는 축제 추진위원들의 고충과 부담감도 특색있는 행사 발전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