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요법의 허(虛)와 실(實)
성장요법의 허(虛)와 실(實)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05.23 21:06
  • 호수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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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고등학교 2학년인 남학생이 성장검사를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학생의 성장판은 거의 닫혀있어 앞으로 불과 2cm 정도 더 자랄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예측키가 그 학생의 기대엔 터무니없이 모자란 탓에 그 학생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 보였습니다. 같이 온 어머니마저 왜 일찍 데려오지 않았는지 후회하는 빛이 역력해 보였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절망감에 마음이 아팠는지 ‘성장호르몬요법’과 ‘수술요법’에 대해 문의를 해 왔습니다. 내 전공도 아니거니와, 그 학생은 이와 같은 방법에 적응되는 것도 아니어서 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성장호르몬요법이 적응되는 경우는, 원천적으로 성장호르몬(GH)이 부족한 성장호르몬결핍증, 유전적인 가족성 저신장증, 임신 과정에 문제가 생긴 자궁 내 성장 지연증 등의 경우나 만성 신부전증, 연골 무형성증, 터너증후군, 프라더윌리증후군 등의 질환을 가지고 있을 때입니다.
이러한 질병이 없는데도 단지 키가 작다는 이유로 이와 같은 치료법을 받게 되면 원하는 결과가 이루어진다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도리어 부작용만 얻을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호르몬요법은 체내의 자연스런 호르몬 대사를 방해하는 작용을 하게 되므로 여러 가지 역기능이 함께 따라오게 됩니다. 때론, 성장호르몬 외에 성호르몬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어 오히려 성장을 억제하기도 합니다.

 수술요법은 다리뼈를 인위적으로 끊어서 뼈가 자라 붙을 때 쯤 다시 끊어진 부위를 넓혀 주면서 키를 키우는 방법입니다. 문제는 뼈가 길어지면서 혈관과 신경도 늘어나게 되는데 그로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뒤따르게 됩니다. 만성적인 신경통이라든지 말초혈액순환장애 등으로 통증이나 근육위축, 감각이상 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성장호르몬요법이나 수술요법은 반드시 해당 전문가와 함께 상담하고 고민한 후에 결정해야 합니다.
 인터넷을 보면 지나치게 과장된 광고가 눈에 띕니다. 100% 보장이라는 말로 유혹하기도 하는데 과대 광고되는 약들의 설명서를 보면 결국은 영양제 성분이나 비타민, 칼슘 성분만 잔뜩 들어 있을 뿐입니다. 칼슘과 비타민을 필요이상으로 과다복용하면 오히려 신장에 돌을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비타민은 천연성분이 중요하므로 채소나 과일 등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한약요법은 부작용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기는 하나, 아직 확실한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가시오가피’를 투여한 흰쥐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더 자랐다는 실험결과가 있지만 아직 미흡합니다. ‘산조인’, ‘하수오’ 등도 같은 실험에 비슷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인체실험을 통한 유의한 결과는 없으므로 앞으로 많은 연구를 통해 규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러나 알레르기 여부, 영양분흡수력저하, 식욕부진, 편식 등의 문제를 함께 가지고 있다면, 가시오가피 등의 성장에 직접 도움을 주는 약물과 위의 문제에 효과가 있는 약을 함께 투여함으로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키는 선천적으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에 더 많이 달려 있습니다. 키가 크기를 원할 땐 편식하지 말고 칼슘이나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고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학업으로 인한 수면 부족과, 과도한 인스턴트식품 섭취, 그리고 지나친 스트레스 등도 아이들 성장에 지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성장기에 무리한 다이어트나 음주와 흡연 등은 당연히 삼가야 할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