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 무
율 무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06.28 11:12
  • 호수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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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장마는 아직까지 많은 비를 동반하지 않는가 봅니다. 하지만 습도가 높고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어 쉽게 몸이 피로하고 무거운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이 같은 날씨에 딱 알맞은 음식이 있으니 율무가 바로 그것입니다. 율무는 원기를 보강하는 자양강장(滋養强壯) 식품으로 장마철의 피로를 이기는 아주 좋은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 송나라 때 우리나라로 전해진 것으로 ‘고려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간식형 주식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에서는 일찍이 성인병치료를 위한 한약재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한방약재명은 의이인(薏苡仁)이라 불립니다. 껍질을 벗기 전에를 의이(薏苡)라고 하며, 껍질을 벗긴 율무쌀을 의이인(薏苡仁)이라고 합니다. ‘본초강목’에 “율무는 맛은 달고, 성질은 약간 차가운 편으로 폐장(肺臟)과 비장(脾臟)의 경락(經絡)에 주로 작용,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위와 폐의 기능을 도우며 열(熱)을 내려준다”고 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율무는 오랫동안 먹으면 음식을 잘 먹게 되며, 성질이 완만하여 세게 내보내지는 못하므로 다른 약보다 양을 곱으로 하여 써야 효과를 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소변의 배출을 좋게 하고, 비장이 약하여 몸에 쌓인 습(濕)을 없애주므로 몸을 가벼워지게 한다고 하였으며, 설사를 멎게 하고, 열(熱)과 풍(風)을 없애주며, 고름을 배출시켜 주고 해독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수분대사가 이루어 지지 않아 생기는 근육경련, 팔다리의 마비와 통증, 관절 질환, 부종(浮腫) 등에 활용되어 왔으며, 특히 수분대사가 잘 되지 않아 생기는 비만에 주된 치료 약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현대에는 기침, 폐농양등의 호흡기 질환, 충수염이나 복막염 등의 복강내 염증성 질환에도 두루 쓰이고 있습니다.
 성분을 살펴보면, 전분을 주성분으로 하여 단백질, 지방, 비타민B, 비타민B₂,철분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탄수화물을 비롯해 필수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인체의 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체력을 튼튼하게 하고 피로 회복에 좋은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또한 살결을 부드럽게 해주고 기미, 주근깨, 반점, 사마귀 등이 깨끗이 없어져 피부미용에 아주 좋으며, 신진대사를 촉진하므로 상처회복, 자양강장, 비만 등에도 도움을 줍니다.

 최근 율무의 단백질 분해효소는 암(癌)세포를 녹이고 항종양(抗腫瘍)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율무차를 만들어 꾸준히 복용하면 암의 악화를 막아 암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방광의 결석을 녹여주는 작용도 기대할 수 있는데 이도 율무의 풍부한 단백질 분해효소 덕택입니다. 율무엔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어서 동맥경화와 심장병을 예방합니다. 밥에 율무를 섞어 먹어도 좋지만, 차로 마시면 더 유효합니다.
 율무차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율무 20∼25g을 600㎖의 물과 함께 차관에 넣고 보리차 끓이듯이 약한 불로 끓입니다. 껍질을 벗긴 율무를 재료로 쓸 때에는 10∼15g 정도를 사용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껍질 벗긴 율무도 적당히 볶아서 사용합니다. 율무를 천으로 만든 자루에 넣어 끓이거나, 포장된 율무차를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한의학에서 율무는 비위(脾胃)가 허약할 때 쓰이지만, 몸에 습(濕)이 없어 건조한 사람이나 몸이 지나치게 차가운 경우, 그리고 진액(津液)이 부족해서 생긴 변비 환자에게는 복용을 금하고 있습니다. 장(腸)의 기운을 수렴시켜 설사를 멈추게 하는 작용이 강하므로 땀이 적게 나거나 변비가 있는 사람에겐 적합하지 않으며, 기름을 분해시켜 살을 마르게 하는 작용 때문에 지나치게 마른 사람이나 한창 살이 붙어야 할 어린이에게도 잘 쓰지 않습니다. 임산부에게도 유산의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복용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